
6·3 지방선거를 4일 기준으로 30일 앞두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장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송언석 원내대표마저 장 대표와 결을 달리하는 행보를 보여 당내 '투톱'의 갈등설이 불거졌다.
이런 상황임에도 장 대표는 굽히지 않고 자신만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의 우군인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의 부활이 대표적인 행보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대구 달성,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은 울산 남갑의 후보가 됐다. '윤석열 호위무사' 이용 전 의원은 경기 하남갑 선거에 나선다. 윤씨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정진석 전 실장까지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선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2월 발표한 '절윤'(윤석열씨와의 절연) 결의문이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내부에선 장 대표가 처음부터 절윤을 선언한 적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에서 각 후보들을 전략공천한 결과지만, 내부에선 경선을 실시했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만큼 국민의힘은 윤씨 탄핵 이후 대선과 당대표 선거 등을 거치면서 내부 당원들이 더 강경한 보수 성향으로 응집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중도층과 보수층이 떠나면서 당 내부엔 더더욱 짠물만 남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장 대표의 믿는 구석 역시 강경 보수화된 국민의힘 당원들이다. 특히 장 대표의 자신감은 지난 2월 오세훈 서울시장, 친한계와 맞설 때 드러났다. 장 대표는 이들이 요구한 당대표 재신임 요구를 수용하겠다면서 '전 당원 투표'를 꺼내 들었다. 나름 장 대표의 승부수였다. 이후 오 시장과 친한계에서 더 이상 같은 요구를 내놓지 못했다. 이들도 당내 짠물 정치화의 응집력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장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해도 '제2의 장동혁'이 국민의힘의 당권을 잡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국민의힘이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지방선거 패배의 쓴 약이 좋은 보약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명 변경과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해 기본적인 당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과거 국민의힘은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연거푸 패배하면서 뒤늦게 혁신과 쇄신의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당의 체질을 바꾸는 데 나섰다. 이후 제1야당에서 '이준석'이란 30대 당대표가 탄생하면서 국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물론 지방선거 전에 국민의힘이 탈바꿈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다. 다만 장 대표 주도하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당내 혁신·쇄신에 나서서 서울과 영남 5곳의 광역단체장들을 사수할 수 있다면 장 대표로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는 받을 수 있다. 향후 전당대회를 통해 장 대표가 재신임받는 데에도 유리할 것이다. 모든 게 장 대표에게 달렸다.
박주용 정치팀장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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