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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급등에 보험업계 재무건전성 경고등
보험사 보유 채권 평가손실 커질 듯
RBC 낮은 보험사 채권 발행 난항
2022-11-03 15:00:37 2022-11-03 15:00:37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보험업계는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3분기 지급여력비율(RBC비율) 하락을 맞은 보험사들은 채권 발행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연준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재무 건전성 위기를 맞은 보험업계의 전망은 한층 어두워지고 있다.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RBC비율이 3분기 들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가용자본 대비 요구자본으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보험사들의 RBC비율을 보면 NH농협생명은 107%로 전분기(185%)보다 78%p 급락한데다 금융당국 권고치(150%)조차 넘기지 못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 영향을 받기 전인 전년 동기(222.7%)에 비해서는 무려 115.4%p 하락한 것이다. 이는 농협생명이 보유한 매도가능채권이 금리 급등으로 대규모 평가 손실을 얻었기 때문이다. 농협생명이 3분기에 지금까지 중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렸음에도 금리 인상의 벽을 넘지 못하고 RBC비율 하락을 맞이한 이유다.
 
이외에도 한화생명(088350)은 157%로 전분기(167.6%)보다 10.6%p 하락했다. DGB생명 역시 113.1%로 전분기(165.8%)보다 무려 52%p 내려갔다.
 
3분기 RBC비율 하락을 맞이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되면 보험사의 채권 평가손실은 필수적으로 뒤따르기에 금리에 따라 평가액이 달라지는 채권을 많이 보유한 보험사일수록 회계 상 재무건전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는 움직임이 보도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해왔던 보험사들은 채권 발행에 어려움이 닥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 흥국생명은 현재 금융시장의 영향을 받아 이례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어 새롭게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현재 보유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중도 상환을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미국이 다시 한번 빅스텝(한번에 0.5%p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보험사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최종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히며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했다. 사진은 파월 의장이 지난 2020년 2월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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