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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발 악재②)증권·건설·보험주, 액면가 하회 속출…반등 실마리는?
자본금보다 낮은 시총…저평가 극심
중소형 증권·건설사, '자금경색' 위험 번져
발빠른 정책 대응에 투심 안정 기대
2022-10-31 06:00:00 2022-10-31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레고랜드 발 충격에 중소 증권사와 건설사들의 자금 경색 리스크가 커지면서 관련주 저평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주가가 액면가를 하회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는 시가총액이 자본금보다도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 자금 투입이 시장 심리 안정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투입 속도와 대상 등에 따라 실질적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부동산 PF 발 자금경색 위기…증권·보험·건설 '긴장'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자본금을 하회하는 종목은 모두 57개로 집계됐다. 올해 초 30곳의 두배 수준이다. 
 
특히 증권, 보험, 건설, 리츠주가 다수 포함됐다. 증권사 중 액면가를 하회하는 곳은 △DB금융투자(016610) △다올투자증권(030210)상상인증권(001290) △유안타증권(003470) △유진투자증권(001200)한화투자증권(003530) 등 6곳이다. △미래에셋증권1우선주 △유안타증권1우선주도 포함됐다.
 
보험사 중에는 △미래에셋생명(085620)보험 △한화생명(088350)보험 △한화손해보험(000370)흥국화재(000540)해상보험 등 4곳의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았다. 
 
레고랜드 발 사태로 인한 단기자금 시장 유동성 리스크가 증권과 보험업계로 옮겨붙고 있기 때문이다. 레고랜드 사태는 강원도가 지급 보증을 약속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어음(ABCP)가 부도 처리된 사건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을 선 ABCP마저 신용을 잃으면서 단기자금 시장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증권사들은 실적 악화에 더해 단기 유동성 리스크에까지 노출된 상황이다. 특히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도 부동산 PF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보험사의 PF 대출액은 10년 새 4조9000억원에서 43조3000억원으로 약 10배 늘었다. 
 
부동산 PF는 금융회사가 시행사에 건물 착공, 분양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리스크로 중소 건설사의 불안도 확대되고 있다. 지방에서 미분양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 통로까지 막힐 수 있어서다. △신원종합개발(017000) △대우건설(047040) △대성산업(128820) △HL D&I(014790) △HJ중공업(097230) 등 건설주들도 액면가를 하회하고 있다. 
 
케이탑리츠(145270) △모두투어리츠(204210) 등도 액면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의 여파로 부동산 자산 가격 우려와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배당금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상장 리츠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8%에 달한다.
 
정부 자금 투입 가속화…심리안정 효과 기대
 
이 같은 상황에 정책적 긴급 자금 투입이 투심 안정과 시장 회복에 효과가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주말 정부의 ''50조원+α' 유동성 지원 조치 이후 증권·건설주의 급락세는 진정되는 모습이다. 각종 지원책이 발표된 이후인 지난 27일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하루 새 4.3%, 증권업은 4.4% 뛰었다.
 
전문가들은 정책이 심리 안정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자금 투입 속도와 대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이번 정부의 지원이 경색됐던 채권 시장의 투심을 일부 안정화시키고, 단기금융시장의 의존도가 높았던 증권사의 단기 유동성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유동화 증권을 비롯한 단기성 채권의 만기가 단기간 내 집중돼있어 조속한 재원 확보를 통한 실질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향후 캐피탈 콜 진행, 회사채·CP 매입 여력 확대 등 후속적인 실행 상황과 이에 따른 시장 안정화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용 경계감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면서도 "연말까지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유동성 부족과 북클로징으로 채권 매수세가 감소하면서 크레딧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증권업종 전망에 대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F ABCP 유동성 위기는 향후 정부 지원 조치로 해결돼 크레딧 리스크만 개별 평가된다고 볼 때, 내년에 PF를 포함한 기업금융(IB) 실적은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감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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