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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M&A 대한항공, 인건비·유류비 부담은 계속
유급휴가·화물운송 불황형 흑자
고용노동부 기준서 고용비 지원 제외
유가 상승하며 우크라이나 위기 겹쳐
2022-02-23 11:44:42 2022-02-23 17:04:55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정부의 인건비 지원 중단과 유가 상승으로 당분간 실적 개선에 부담을 안게 됐다. 최근 아시아나항공(020560) 결합 승인을 받았지만 흑자를 이유로 인건비 지원이 끊길 가능성이 높은데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후로 유류비 상승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한 2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양사 항공기가 주기돼있다. (사진=뉴시스)
 
 
고용 지원 못받을 가능성 높아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전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결합을 승인했다. 대신 미주와 유럽 등 해외 노선 26개와 국내 14개 노선 반납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한항공이 앞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6개 해외 경쟁당국 승인을 받으면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로 도약할 수 있다.
 
반면 고용 유지 지원금은 4월부터 못 받을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는 22일 고용 유지 지원금 지원 방안을 내고 최근 2년 연속 흑자인 기업은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흑자를 냈더라도 당기순이익이 적자면 지원 필요성이 인정된다.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따르면 기업은 3년 이상 고용 유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예외로 인정된다. 이번 고용노동부 발표로 코로나19 유행으로 적자에 시달려온 저비용 항공사(LCC)가 계속 지원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아시아나항공도 잠정 당기순손실이 2790억원이어서 지원 대상 기준을 충족한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은 6387억원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그간의 영업이익도 계속 흑자였고 지난해에는 1조4500억원이 넘었는데 최근 10년 간 가장 좋은 성과"라며 "(고용 유지 지원금은) 어려운 기업에 적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화물 운송으로 이익을 냈지만 총원의 절반에 달하는 유급휴가 등 직원들의 희생으로 불황형 흑자를 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화물이 잘 됐다는 이야기는 여객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라며 "수많은 직원의 희생으로 이익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 러시아 무장세력이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에서 군용 트럭 한 대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의 독립을 인정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위기를 고조시켰다. 푸틴 대통령이 여기서 멈출 것인지 우크라이나로 더 깊이 들어갈 것인지 여부가 의문으로 남아 있다. (도네츠크·AP=뉴시스)
 
항공유 가격 꾸준히 상승
 
유가 상승도 부담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배럴당 107.08 달러다. 이는 한달 전보다 3.9%, 1년 전보다 56.9% 오른 수치다. 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꾸준히 오르고 있다.
 
대한항공 영업비용에서 인건비와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2020년 4분기 각각 24%와 15%였는데 2021년 4분기 각각 27%와 28%로 증가했다. 1년새 연료 소모량이 17% 늘고 급유단가도 87% 높아졌다.
 
대한항공 영업비용은 지난 2020년 7조1667억원에서 2021년 잠정 7조2890억원으로 1.7% 증가했다. 2020년 4분기 영업비용 1조7000억원에서 2021년 4분기 2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대한항공의 연간 유류 소모량은 약 3000만 배럴이다. 배럴당 1달러가 오르면 약 3000만 달러(약 357억원) 손실을 본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잠정실적 발표 당시 공급망 위기와 물가, 유가 등 경제지표 불안정을 위협 요인으로 꼽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외부 요인으로 손익이 결정되기 때문에 환율과 유가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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