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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김건희에 발끈…원팀은 끝났다
김건희 관련 글 지우며 "대선 어찌되든 내 의견 없다"
2022-01-17 16:20:56 2022-01-17 16:20:5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홍 의원이 "충격"을 4차례나 언급,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면서 '원팀'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윤 후보에게 원팀 구성은 대선 승패를 좌우할 1차적 과제다.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대신 '홍준표-유승민과의 내부 단일화'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홍 의원을 향한 2030 표심을 얻을 때 이 대표가 구상한 '세대포위론'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홍 의원은 계속해서 거리두기를 보였지만, 최근 윤 후보와 회동키로 하는 등 변화된 모습도 포착됐다. 하지만 김씨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그 여파를 알 수 없게 됐다. 
 
지난 16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공개된 김씨와 '서울의소리' 이모 기자 간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경선 당시 홍준표 후보를 취재할 것이라는 이모 기자의 말에 김씨는 "내일 좀 잘 한 번 해봐. 우리 동생이 내일 한 번 홍준표한테 날카로운 질문 해봐"라고 주문했다. 김씨는 "홍준표 까는 게 슈퍼챗(유튜브 채널의 실시간 후원금)은 더 많이 나올 거야. 왜냐하면 거기 또 신선하잖아"라고 독려했다. 이씨가 '10월부터 홍준표 까는 방송을 할 것'이라고 알려주자, 김씨는 "좋다. 우리(윤석열)는 좀 그만해"라고 화답했다.
 
김씨는 또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캠프 합류에 대해서도 "그 양반이 오고 싶어 했다"며 "본인이 오고 싶어 했다. 왜 안오고 싶겠느냐.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넘어 인간적 배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가 당내 화두일 당시 김씨는 김 전 위원장 부인과 만나 설득하는 등 합류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5일 선대위 전면 해체를 발표하면서 김 전 위원장과 갈라섰다. 다만 '킹 메이커'로 불리는 김 전 위원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감안해 윤 후보는 "앞으로도 좋은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예우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김 전 위원장을 폄하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김 전 위원장의 재합류나 조력 가능성은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사진/뉴시스
 
홍 의원은 17일 "더 이상 이번 대선에 대해 제 의견을 말하지 않기로 했다"며 김씨의 녹취에 대해 적었던 페이스북 글을 지웠다. 홍 의원은 이날 청년의꿈에 '오불관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대선이 어찌 되던 내 의견은 3월 9일까지 없다. 오해만 증폭시키기 때문에 관여치 않기로 했다"면서 대선에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김건희 리스크가 무색해지고 무속인 건진대사 건도 무사히 넘어갔으면 한다"고 적었다.
 
홍 의원은 전날 김씨 녹취록이 방송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틀튜브(틀니+유튜브)들이 경선 때 왜 그렇게 집요하게 나를 폄훼하고 물어 뜯고 했는지 김씨 인터뷰를 잠시만 봐도 짐작할 만하다"고 적었다. 이어 "다른 편파언론은 어떻게 관리했는지 앞으로 나올 수도 있겠다"고 했다.
 
홍 의원은 '건진 법사'로 알려진 무속인이 선거대책본부에 관여했다는 이날 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최순실 사태로 흘러갈까 걱정"이라고 적었다. 또 "아무리 정권교체가 중하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않느냐 라는 말들이 시중에 회자되고 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했다. 해당 글은 현재 전부 삭제됐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원팀은 끝났다. 홍 의원이나 김 전 위원장은 의문의 1패를 당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냐"며 "이미 홍 의원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과의 관계도 회복하지 못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홍준표 의원 '청년의꿈'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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