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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면세업계…"자구책 한계, 정부 지원 절실"
판매 채널 확대하고 온라인 플랫폼 강화 나서
"내국인 면세 한도 상향 조정·온라인 역직구 허용 필요"
2021-09-07 16:24:31 2021-09-07 16:38:39
지난 7월17일 영업을 끝으로 폐점한 서울 강남구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입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들어 소폭의 회복세를 보였던 면세 매출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영향으로 두 달 연속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면세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으나 사실상 하늘길이 막힌 상태에서 정부의 중장기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세업계는 델타변이 확산 등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재고 면세품 판매처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면세품을 소비하는 주요 고객층이 MZ세대인 만큼, 이들을 편의성을 고려해 이커머스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우선 신라면세점은 쿠팡에 이어 삼성물산 공식 패션몰인 'SSF샵'에서도 총21여개 브랜드 950여종의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다. 몽블랑, 보테가 베네타, 오리스, 페라가모, 지방시, 발렌시아가를 비롯해 명품 패션·시계·패션 잡화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선보인다. 가격은 재고 면세품 정상가 대비 최대 79% 할인된 수준이며, 상품 구성은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쿠팡에서 재고 면세품 판매를 시작으로 채널 확대에 나섰다. 총 100여개 브랜드의 2000여종 재고 면세품을 내놨으며, 쿠팡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신라면세점의 브랜드는 ‘발리’, ‘페라가모’, ‘투미’, ‘마이클코어스’, ‘해밀턴’ 등으로 패션 잡화 품목들이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웹사이트·모바일 앱 등 온라인 플랫폼 리뉴얼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가장 신뢰받는 여행 파트너'라는 경영 비전을 담아 개편했다. 지속 가능 경영 활동을 대외적으로 공유하고, 고객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ESG 페이지도 신설해 앞으로 관련한 상황 등을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공식 홈페이지 리뉴얼에 앞서 지난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인터넷면세점을 개편했다. 상품 할인가를 강조한 전시 행태에서 벗어나 스토리 텔링형 메거진 형태로 전환했으며, 가상 체험 공간을 비롯해 고객 개개인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화 상품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7월 운영 3년 만에 강남점을 폐점한 이후 외부 온라인 채널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SI빌리지에서 면세품 판매를 시작했으며, SSG닷컴 내 ‘SSG DUTYFREE’ 공식 스토어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신세계면세점 MD’s Pick’ 기획관도 신설한 데 이어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면세점 주요 3사는 올해 2분기 명품을 중심으로 발생한 보복 소비 효과로 2분기 일제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내·외국인 방문객이 줄면서 최근 두 달 새 매출이 감소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조3167억원으로 전달 대비 2% 줄었다. 지난 5월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개선된 1조5687억원을 기록했지만, 다시 흐름이 꺾였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재고 면세품 판매 채널 확대 등 내수 잡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지원 없이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내국인 면세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외국인이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역직구' 허용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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