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사들이 올해 연초부터 도시정비사업에서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지난해 뜨거웠던 정비사업 수주 열기가 새해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대형사들이 리모델링 시장을 적극 두드리는 점도 수주 확대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사들이 정비사업 수주 소식을 연달아 전하고 있다. 이날 대우건설은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2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는 4776억원으로 대우건설이 60%(2865억원), 동부건설이 40%(1910억원)의 지분을 갖는다.
대우건설은 이에 앞선 지난 5일 동작구에서도 수주 소식을 전했다. 4501억원 규모의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을 따내며 약 1년반만에 서울에서 수주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정비사업 수주에서 8728억원을 올려 1조클럽 진입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연속으로 수주 실적을 올려 1조클럽에 성큼 다가갔다.
다른 대형 건설사도 정비사업 수주 낭보를 울렸다. 삼성물산은 강남구에서 915억원 규모의 도곡삼호 재건축 사업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재건축 사업으로 도곡동 일대에 30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신축한다. 현대건설은 경기도에서 수주 소식을 전했다.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따내며 2280억원 규모의 일감을 쌓았다.
이처럼 연초부터 대형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릴레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도 정비사업 확보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신사업 투자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양호한 주택도급일감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에도 주요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눈에 띄었다. 현대건설은 4조7383억원을 올렸고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 GS건설은 2조원을 크게 웃돌았다. 대형사들이 먹거리 확보를 위해 지역과 사업 규모를 가릴 여유가 없어지면서, 적극 수주에 나선 결과다.
특히 리모델링 정비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로 조합의 발주가 나오기 어려워진 가운데 비교적 사업 추진이 용이한 리모델링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거용 리모델링의 착공면적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6.8%였으나 2018년 45.4%, 2019년 58.3%로 크게 뛰었다.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시장 진출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영업실 안에 태스크포스(TF) 개념으로 있던 리모델링 부문을 올해부터 팀으로 격상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 등 다른 대형사도 리모델링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먹거리 부족에 리모델링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라며 “리모델링 수주 열기가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한 정비사업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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