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분석 문건 두고 "업무상 필요"vs"전형적 사찰"
윤석열 측 "문건 전체적 성격 봐야. 외국서 책도 낸다"…추미애 측 "공판 관련 내용 10% 불과" 반박
입력 : 2020-11-30 14:59:27 수정 : 2020-11-30 14:59:27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 원인이 된 법관 분석 문건을 두고 윤 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측 변호인이 정반대 해석으로 장외 설전을 벌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는 이날 오전 11시 윤 총장 직무집행정지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 대한 비공개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한 시간 뒤 법정을 나선 양측 변호인은 윤 총장 직무 배제 원인과 집행정지 신청의 필요성 등을 두고 첨예한 입장을 재차 드러냈다. 윤 총장 측은 주요 쟁점인 검찰의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이 단순 업무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 변호인 이완규 변호사는 "판사들의 재판 진행 관련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 소송 수행 업무에 필요하다"며 "변호인도 재판부의 여러 사안을 파악하고 재판에 임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재판부 세평이라든가 경력이라든가 이런 사안은 책자로 발간할 정도로 공개되고 있다"며 "재판부에 관한 사안을 미리 검색하고 자료 알아보는 건 공판 준비를 위한 기초 준비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문건은 일회성으로 만들어진 업무용 문서라는 항변도 이어갔다. 이 변호사는 "계속 판사들을 감시할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자료를 축적하고 업데이트 하고 보관·관리한 것이 아니라 법원 인사철에 맞춰서 일회적으로 대검 지휘부인 반부패부, 공공수사부가 일선 청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업무 참고용으로 만들고 폐기하는 문서였다"며 "일부 판사에 대한 일부 기재가 적절하느냐는 문제 제기는 있을 수 있지만, 그 기재 때문에 전체적인 문서의 성격을 사찰 문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재판부에)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추 장관 측은 윤 총장이 검찰청법을 잘못 해석해 공소 유지와 상관 없는 정보를 모았다는 입장이다. 이옥형 변호사는 "검사 직무에 법관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직무 권한은 없다"며 "목적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이 사건 보고서 내용 중 재판장의 공판 스타일 관련 내용은 10%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문건에 법관 출신지와 대학교 등이 기재된 점에 대해 "그것이 함의하는 바는 여전히 학연과 지연, 지역주의와 학벌주의를 연상케 한다"고 비판했다. 공판검사를 통한 탐문도 "전형적인 사찰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찰 문건 작성을 신청인이 지시했는지 석명을 구했다"며 "법정에서 대리인께서 (윤 총장이) 지시했다고 인정했다. 결국 문건 작성의 최종적인 책임자는 신청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총장 측은 그의 직무배제가 개인과 공공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줄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이완규 변호사는 "윤 총장 개인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관련한 국가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변호인 이옥형 변호사가 30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재판을 마치고 추 장관 측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반면 추 장관 측은 윤 총장이 직무에서 배제됐어도 월급은 받으므로 회복 불가능한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옥형 변호사는 "신청인은 검찰총장으로서의 명예, 법치주의, 검찰의 중립 등 거대 담론을 말한다"며 "집행정지 사건에서의 손해는 추상적인 손해가 아닌 개인의 구체적인 손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12월 2일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윤 총장 징계 수위를 정하면 새로운 처분이 내려지므로 이번 집행정지가 긴급하지 않다는 논리도 폈다.
 
법조계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열리는 12월1일 법원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다만 심문이 1시간만에 종결된 상황에서 재판부가 이날 중 결론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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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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