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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코로나 때문에 배를 못팔아?
주총서 선박매각 통과됐지만 실사 중단…선물환 계약기간 내 매각 어려울듯
2020-11-04 06:00:00 2020-11-04 09:48:07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지난달 27일 하이골드12호 연기주총이 열렸다. 2주 전 주총이 주식 수 부족으로 성원되지 못해 재소집된 주총이었다. 이번에는 상정된 안건이 모두 통과됐고 이제 선박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주총에서는 최저 매각가격을 잡아 그 위에서라면 팔 수게 했는데 그 최저라인이 한 척당 855만달러다. 지금 시세는 900만달러를 넘는다고 알려졌으나 빠른 거래를 위해서라면 855만달러까지 가격을 내려서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이므로, 매각 예상가도 보수적으로 855만달러를 가정해야 할 것 같다. 척당 855만달러에 팔고 잔존가치보장(RVI)을 500만달러씩 받을 수 있다면 총 2710만달러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보다 낮게 잡은 최저가격이 아니라 실사가 중단됐다는 사실이다. 운용사 측 설명에 따르면, 중고선박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매수희망자가 배를 실사해야 하는데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매각과 청산이 늦어지는 것을 넘어서는 문제다. 선물환 계약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이골드12호는 2000만달러를 원달러 환율 1201원에 헤지해둔 상태다. 즉 지금 환율은 1134.10원으로 하락했지만 매각대금 중 2000만달러는 달러당 1201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환헤지 계약 만료일이 내년 2월28일이다. 다시 말해 내년 2월말까지 배를 팔지 못하면 환헤지 효과가 사라지는데 현재 분위기로는 그때까지 배가 팔릴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 계약을 연장하려면 하나은행과 맺은 환헤지 계약을 연장해야 한다. 그러면 은행이 추가 담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지만 펀드에는 그만한 돈이 없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는 것이 운용사 직원의 설명이었다. 그의 말을 빌리면 “배를 얼마에 매물로 내놓느냐와는 상관없이 내년 2월 안에 배를 팔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헤지가 되느냐 마느냐를 원화로 환산할 경우 약 13억6000만원, 주당 100원이 넘는 돈이 차이가 난다.
 
 
환헤지 없이 원달러 환율 1100원에 척당 855만달러에 매각할 경우 예상 청산금은 주당 2200원 정도다. 매수가보다 낮은 가격이다. 청산 전까지 받게 될 용선료를 감안하면 손실은 아니겠지만 그걸 보고 투자한 것이 아니다. 실제 매각가가 최저가격보다는 높아야 하고 환율도 더 떨어지지 않고 환헤지 보호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이번 주총이 끝나면 앞이 보일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안갯속이다. 역시 쉬운 투자는 없다. 
 
LG화학은 논란 끝에 주총에서 배터리사업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하는 안이 통과됐다. 주가는 주총 전후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물적분할을 악재로 생각해 주가도 약세를 보였지만 회사의 설명대로 그것이 LG에너지솔루션을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면 늦더라도 시장에서 그렇게 평가받을 것이다.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일단 주가는 60만원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흥국은 여전히 좋아 보인다. 미국, 중국, 인도의 건설 인프라 투자로 굴삭기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자국 기업이 만든 제품을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온기는 느껴진다. 굴삭기 수출금액은 9월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 
 
한진칼 워런트는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한진칼 주가가 오르면서 따라 오르는 중이다. 연말 연초가 되면 조원태 회장 등 경영진과 3자연합 측의 표 대결이 다시 주목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로운 관심종목군이 있는데 며칠 더 지켜보다가 매수하기로 했다. 다음번엔 새 얼굴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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