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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아기 입양 글에 원희룡 "분노 이해하지만 돕는 게 먼저"
2020-10-19 14:32:45 2020-10-19 14:32:45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신생아 입양 글이 올라와 충격을 준 가운데 원희룡 제주지사가 해당 글을 올린 미혼모에 대한 보호와 지원 의사를 밝혔다. 
 
18일 원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 마켓에 아기 입양 글을 올린 미혼모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랐다. 한편으로 너무 마음이 아팠다. 제주에 사는 분이어서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혼모로 홀로 아이를 키우기 막막하고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은 두려움에 그런 것 같다. 분노하는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회가 도와주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사진/뉴시스
 
그는 "혼자서 키울 수 없다면 입양 절차 등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제주도 여성가족 부서에 알아보니, 이 여성이 출산한 이후 병원에서 의뢰가 와서 입양 기관과 미혼모 시설에서 상담도 이뤄진 경우라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이 합법적 입양 절차를 가로막았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미혼모 보호와 지원 실태를 다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입양한 딸을 키운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현 입양 특례법상 입양을 보내기 위해서는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것 때문에 입양 절차를 꺼리게 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과 함께, 미혼모와 입양 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주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두려움과 막막함 속에서 사회적 비난까지 맞닥뜨린 여성에 대해 보호와 지원을 하겠다. 필요한 경우 심리적 치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 캡처·뉴시스
 
지난 16일 오후 6시30분쯤 당근마켓 서귀포 지역 카테고리에는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되어 있어요'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이불에 싸인 채 잠든 아기 사진 두 장이 함께 첨부됐고 20만원의 가격까지 제시돼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글을 올린 A씨는 "아기 아빠가 없는 상태로 아이를 낳은 후 미혼모센터에서 입양 절차 상담을 받게 돼 화가 나서 해당 글을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글을 올린 직후 곧바로 잘못된 행동임을 깨달았고 게시글을 삭제하고 계정도 탈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찰 조사 결과 A씨가 글에 '생후 36주'라고 기재한 것과 달리 아기는 지난 13일 제주시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이 아빠의 소재가 불분명하고 경제적으로 양육이 힘든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아기가 물건도 아니고 당근마켓이라니. 애는 무슨 죄냐", "비정한 엄마", "우리나라가 아니길 바랐다" 등 A씨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쇄도했다. 반면 일각에선 미혼모인 A씨가 혼자 견뎌야 할 사회 시선과 경제적 어려움 등에 공감하며 "오죽했으면 그랬겠나", "아기 아빠도 없이 혼자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 등 동정론도 일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아기를 입양 보내는 조건으로 20만원의 돈을 받겠다고 한 점 등을 통대로 아동복지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유관 기관과 A씨와 아이를 지원해줄 방안도 찾고 있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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