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라면 코너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정부가 가공식품 업계와 직접 만나 물가 안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밀가루와 설탕에 이은 식료품 가격 인하 여부에 관심이 주목됩니다. 현재 정부의 강한 압박 수위를 고려하면 이틀에 걸쳐 간담회를 진행한 식용유, 빵, 제과업계에서도 부분적 가격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일 식용유 업체들과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이날 라면 업체들과 만나 물가 안정 협조 방안을 논의합니다. 농식품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물가 안정'에 동참 해달라는 메시지와 최근 발발한 중동 전쟁과 관련한 건의 사항을 청취했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식용유 업체들은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사조대림·롯데웰푸드·동원F&B 등 총 6개, 이날 라면 업체들은 농심·삼양식품·오뚜기·팔도 등 총 4개사입니다. 농식품부는 식용유와 라면을 시작으로 제과·제빵 등 다른 가공식품도 간담회를 열어 품목별 상황을 수시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정부가 품목별로 간담회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원자재 구조, 수입 의존도, 시장 환경 등 가격 결정 요인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지만, 원가 변동이 가격에 합리적으로 반영되는 상황인지 봐야 한다"며 "품목별로 시장 상황을 꼼꼼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는 정부의 이번 간담회를 사실상 '가격 인하 압박' 신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하 압박을 직접 한 것"이라며 "실적 악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누가 먼저 가격을 내릴지 눈치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분위기를 봤을때 명목상으로라도 인하 쪽으로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제빵 업계에서는 선제적 제품 가격 인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일부 빵 제품 가격을 100원에서 1000원까지 인하하고, 일부 케이크는 최대 1만원 낮췄습니다. 다음달 중 1000원 가격의 크루아상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뚜레쥬르도 총 17개 품목 공급가를 평균 8% 인하했습니다.
제당·제분 업체가 담합 사태로 가격을 최대 10%까지 가격을 내린 데 이은 행렬입니다. 원재료 가격 안정을 근거로 가공식품 값도 하향 조정된 겁니다. 이에 따라 밀가루가 주 재료인 오뚜기, 팔도 등 라면 업체도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물류비, 인건비, 환율 등의 부담이 여전히 높은 만큼 전면적인 가격 인하보다는 일부 제품 중심의 부분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강한 만큼 지금까지 거론된 가공식품 외 업체들도 가격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라면은 상징성이 큰 품목인 만큼 가격 인하 여부가 전체 가공식품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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