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규제 혁신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에서도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산분리, 전업주의 등 전통적인 금융규제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을 갖고 "금융산업이 역동적인 경제의 한 축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규제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방탄소년단(BTS)급 플레이어가 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규제혁신회의는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협회장·연구기관장을 비롯해 17인의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기구다. 기구는 디지털 전환 촉진 등 4대 분야의 9개 주요 과제, 36개 세부과제를 추려 금융규제 혁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관없이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금융회사와 빅테크 모두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사와 같은 수준의 규제 완화라는 원칙하에 기존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 어떠한 것도 불가침의 성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추진 과제로는 우선 금융회사의 디지털화를 가로막는 규제 개선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대표적으로 금산분리 규제가 있는데 금융 안정을 위한 기본 틀은 유지하되, IT·플랫폼 관련 영업과 신기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업무범위와 자회사 투자 제한을 개선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 분석기술 활용, 비금융정보 연계 등 테크기업과의 협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업무위탁 규제도 보다 유연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날 회의에서 "현행법상 금산분리 규제의 영향으로 금융업과 비금융업 분야가 분리돼 독자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효율성이 저해되고 있다"며 "현재 시장상황 및 향후 환경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금산분리에 근거한 자회사 투자나 부수업무 범위에 대한 규제는 변화 또는 수정할 단계"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어 "금융회사의 자회사 투자 관련 기준으로서 '효율성 기준' 등을 새로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현행 출자총액한도, 자기자본비율, 이해상충방지 등 위험관리규제가 충분한지 여부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규제는 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에 따른 리스크 등을 고려해 장기과제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전업주의 규제 합리화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 규제 틀로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여 검증해 나가는 한편, 금융회사들이 금융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디지털금융 혁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규제샌드박스 등 신기술 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가상자산, 조각투자 등 디지털 신산업의 책임 있는 성장을 위한 규율체계도 정비할 계획이다.
또 금융규제 혁신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감독 행정도 개선한다. 기존의 행정지도 및 감독·제재·검사 관행을 재검토하고 금융영토 확대를 위한 금융회사의 해외진출도 지원할 방침이다.
금융규제혁신회의는 오는 7월 말~8월 초 분과별 회의를 개최해 작업계획 확정과 과제별 검토를 진행한 후 8월 중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금융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어떠한 고정관념에도 권위를 부여하지 않고 근본부터 의심해 금융규제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앞줄 왼쪽에서 8번째)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금융규제혁신회의 출범식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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