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아시아나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합병(M&A)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곧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M&A로 미뤄졌던 정부의 아시아나항공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1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후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논의될 방안 중 가장 유력한 것은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 몸집을 줄이고 재매각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 해지가 임박한 가운데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오후엔 기안기금 운용심의회 회의도 열린다. 이 회의는 통상 매주 목요일에 열렸는데, 인수 무산에 따른 시장 충격을 고려해 하루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산경장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토대로 심의회 회의에선 아시아나항공 지원 문제가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말까지 버티기 위해선 2조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기안기금 지원과 재매각 추진 논의에 속도가 붙은 이유는 HDC현산과의 M&A 무산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11일 HDC현산에 계약 해지를 공식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고, 이에 따라 HDC현산도 계약 해지를 공시할 것으로 보인다.
M&A가 최종 결렬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올라 추가 자금을 투입하고 구조조정과 계열사 매각을 진행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단, 구조조정의 경우 인력보다는 자회사 분리매각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기안기금 지원을 받기 위해선 지원일부터 6개월간 고용 총량의 90% 이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의 분리매각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앞서 이스타항공의 매각도 무산되는 등 코로나19 영향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침체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현재 모두 자본잠식 상태다.
아울러 HDC현산과의 계약금 반환소송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금호산업에 지난해 12월 총 인수대금의 10%인 25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업계는 양측이 계약 파기의 책임 소재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은 지난달 말 협상 테이블에 앉아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을 논의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 회장은 총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매각대금 중 1조원을 깎아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했지만, 정 회장이 재실사 요구를 고집하며 협상은 결렬됐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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