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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전단채·ABS 확대…자금경색 대비 조달처 다변화
2020-08-18 06:00:00 2020-08-18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자금경색에 대비해 조달 창구 다변화에 나섰다. 하반기 경기 침체에 따른 카드채 조달 비용 상승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신사업으로 인한 투자 수요 증가도 자금 융통 경로를 확대하는 이유로 꼽힌다.
 
카드사들이 하반기 경기 침체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에 대비해 전자단기사채 등 조달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신용카드를 손에 들고 펼친 모습. 사진/뉴시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카드채 의존율이 높았던 카드사들이 조달 비용 상승 리스크를 완화하고자 전자단기사채 한도 증액 및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늘렸다. 기존 발행 한도 2조5000억원에서 1조원 늘린 3조5000억원으로 확충했다. 이번 한도 확대로 전자단기사채 최대 발행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6조1607억) 대비 절반 이상인 56.8%를 기록했다. 전자단기사채는 만기 1년 이내 최소 1억 이상의 단기자금을 전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기업어음(CP) 대비 투명성이 높은 게 장점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영업 자산이 커지는 상황에서 월중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인 자금 부족 현상을 막기 위해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를 증액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이달 약 6000억원 규모의 해외 ABS를 발행했다. 글로벌은행 MUFG와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앞서 2월에는 하나카드가 처음으로 해외 ABS를 발행했다. 하나카드는 미쓰비시은행과 HSBC은행의 공동주관을 통해 약 3477억원 규모의 ABS 발행에 성공했다. 지난 4월에는 신한카드와 우리카드가 각각 약 4900억원, 3300억원  규모의 해외 ABS 발행을 성사시켰다.
 
카드사가 발행하는 ABS는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유동화 증권으로써 상대적으로 카드채보다 금리가 낮아 조달 비용을 감축할 수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해외 ABS 발행으로 조달 비용을 줄이고 카드채 발행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자금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는 데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 카드채 중심의 조달 비용이 급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여신전문회사금융회사채 3년물(무보증 AA+) 금리가 1.75%대 수준까지 올라간 바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코로나19 장기화와 장마로 인한 수해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카드 결제가 감소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카드사 자금 조달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카드채가 경기 악화로 다시 조달 비용 커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처를 분산시키는 셈이다.
 
데이터 3법 개정안 통과로 금융권에서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이 본격화하면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한 이유다. 경쟁자인 핀테크 업체들이 금융 사업에 영향력을 넓히는 시점에 카드사들이 데이터 등 신사업에서 주도권을 잃으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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