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을 결국 포기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계약 무산에 대한 책임을 제주항공에 넘기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특히 계약 무산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파산 위기에 몰렸으며, 직원 1600여명은 대량실직할 처지에 놓였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이스타항공 지주사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1일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10일 이내 각종 미지급금과 직원 체불임금 등을 해결하라고 통보했는데 이스타항공은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며 이날 인수 포기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사진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라고 제시한 마감 시한일인 15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서울본사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감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즉각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계약을 해제할 권한이 없으며 제주항공의 선결 조건 해결 주장은 SPA에서 합의한 바와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스타항공은 "오히려 제주항공이 SPA를 위반하고 있다"며 "제주항공의 SPA 이행을 촉구하며, 계약 위반·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제주항공에 있다"고 반박했다.
업계는 지난 3월 말부터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셧다운' 상태에 돌입한 이스타항공이 이번 계약 해제로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 직원 1500여명은 지난 2월 일부 임금을 받지 못한 뒤 이달까지 5개월분 임금 250억원가량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인수 계약 무산으로 체불임금을 못 받는 것은 물론 대거 실직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날 국토교통부는 "사실상 항공사가 파산·폐업에 이르게 되면 국토부가 지원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이스타항공이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은 파산으로 가지 않기 위해 연고지인 전라북도에 자금을 지원받는 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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