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부담 큰데 돈 벌이도 안돼"…KB증권, FX마진거래 손 뗀다
손실계좌비율 50% 상회…당국 '투자위험' 연일 경고
2020-07-22 06:00:00 2020-07-22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KB증권이 외환차익거래(FX마진거래) 서비스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지난 2010년 현대증권(현 KB증권)에서 해당 사업을 개시한 이후 10년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거래가 급증했지만, 환율 예측이 어렵다보니 수익 대비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까지 FX마진거래를 투자자 보호가 필요한 분야로 지목하고 있어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기 전에 서비스 중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내달부터 FX마진거래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다. KB증권에서는 내달 24일부터 FX마진거래 신규계좌개설이 불가능해지며, 신규진입 주문도 할 수 없게 된다. 이를 통해 KB증권은 오는 12월29일까지 기존 계좌의 보유 잔고를 청산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을 검토한 결과, 고객 보호를 위해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FX마진거래는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외환거래다. 고위험·고수익 투자로 분류되는 만큼 FX마진거래를 이용하려면 국내 증권사 계좌에 증거금으로 약 1만 달러(1200만원)를 예치해야 한다. 레버리지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원금손실 위험이 높아 투자 위험이 크다.
 
코로나 사태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는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개인 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총 646억달러(약 77조4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402억달러(48조원)보다 60.7% 증가했다. 거래금은 작년 연간 투자액(783억달러)의 82%에 육박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지만 실제 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유사해외통화선물(FX마진거래) 손익현황을 공시하고 있는 5개 증권사의 평균 손실계좌비율은 56.2%로 집계됐다. 이익계좌비율은 43.8%다.
 
증권사별 손실비율은 신한금융투자(66%)가 가장 높으며 키움증권(59%)과 KB증권(58%), 하나금융투자(51%)이 뒤를 따르고 있다. 손실 계좌보다 이익계좌 비율이 더 높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53%)이 유일하다. 이익을 보는 투자자보다 손해를 보는 투자자가 더 많은 것이다.
 
최근에는 사설업체를 중심으로 FX마진거래가 이뤄지면서 금융당국은 연이어 '투자위험' 경고장도 날리고 있다. 앞서 당국은 개인 투자자 보호가 우선해야 한다며 증권사 FX마진거래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른 증권사들의 경우 상품 구조조정 계획은 없지만, FX마진거래 상품 유지에 고민이 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파생상품 등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FX마진거래에서 증권사가 얻는 이익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개인투자자 FX마진거래 대금 추이.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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