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당국이 미등록 개인 간 거래(P2P) 대출업체들에 대해서도 등록업체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온투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미등록 업체들이 정식 등록하기까지는 1년의 유예기간이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으로 규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가이드라인 자체에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규제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지난 수년동안 가이드라인 감독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에서 정책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 시행에 맞춰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일부 개정한다고 20일 밝혔다. 온투법은 대출연체율, 금융사고 발생 등 P2P 업체들의 영업사정 등에 대한 공시가 의무화되는 것이 골자다.
P2P업체들은 유예기간 1년 이내 정식 등록을 마쳐야 하며, 등록하지 않은 업체는 자체적으로 폐업해야 한다. 온투법은 오는 8월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P2P업체들에겐 1년간 유예기간을 적용했다.
이번 P2P대출 가이드라인은 온투법에 적용받는 등록 업체와 유예기간 동안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 미등록 업체 간의 규체차익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유예기간 동안 미등록 업체들에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경영정보 공시 및 상품정보 공개강화 △돌려막기 등 불건전 영업행위 제한 △고위험 상품 취급 금지 △타 플랫폼을 통한 투자광고시 유의사항 강화 △투자금 관리 강화 △대출한도 및 투자한도 등을 담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존 P2P업체들이 등록심사 기간 중 영업의 공백없이 원활히 등록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행정지도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미등록 P2P대출업체들이 제대로 따를지는 미지수다. 법적 근거가 없다보니 처벌 근거도 뚜렷하지 않아 미등록 업체가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 자체가 크게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다. P2P업계 규제는 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가이드라인 방식으로 운용되다가 지난해부터 법제화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에도 정보제공 강화, 투자한도를 중점으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그러는 사이 P2P대출업계에선 사기, 영업중단 등의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P2P대출 연체율은 지난 2017년 말 5.5%에서 지난해 말 11.4%, 지난달 말 16.6%로 뛰었다. 급기야 금융감독원이 240여 개 P2P 업체를 전수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등록업체는 가이드라인을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구속할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다"면서 "다만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고 가이드라인 규제만 받는 업체들은 투자자로부터 좋은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해 9월 2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빌딩에서 열린 'P2P 금융제정법 취지에 맞는 소비자 보호와 산업 육성의 방향성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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