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반쪽 개최'에 김 빠진 전자업계
개폐회식·관중 대폭 축소 예상…흥행 '빨간불'에 업계도 '비상'
2020-06-14 08:01:00 2020-06-14 08:01: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내년 7월 열리는 도쿄 하계올림픽이 1년 연기도 모자라 대폭 축소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물거품 된 특수를 내년에는 누릴 것으로 기대했던 전자업계로서도 좋을 게 없는 소식이다.
 
14일 일본 주요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 운영을 간소화한다는 방침에 합의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폐회식 규모를 축소하는 한편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사실상 애초 올림픽 개최 취지와는 반대되는 결정이다.
 
이번 일본 정부의 결단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최근 아예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자구책이다. 올림픽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일본은 완전한 개최를 고집하기보다는 대회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취소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국내 전자업계로서도 당장 최악은 면한 꼴이지만, 기대치를 더 낮춰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열려야 했던 올림픽 등 각종 스포츠이벤트가 연기되는 풍파를 겪고도 전자업계가 웃을 수 있었던 것은 내년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대폭 축소 운영된다면 애초 생각했던 수준의 대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무늬만 올림픽'인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 올림픽 개최를 하는지 안 하는지가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있는 해에 더 크고 나은 화질의 TV를 사는 경향이 많다"라며 "TV를 살 때는 소비자마다 기대치가 있게 마련인데 올림픽이 축소 운영된다면 인식상 굳이 사서 볼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지난 4월28일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미라이토와 소메이티 장식물이 있는 일본 도쿄의 한 공원을 걷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연기 이전 일본 정부가 이번 무대를 '5G 올림픽'으로 치르고 8K 생중계 방침을 내세우면서 국내 전자업계는 반색했다. 시장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5G와 8K TV가 적용되는 무대인 까닭에 앞으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에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고 LG전자가 도쿄 올림픽 중계 방송사인 NHK에 LG디스플레이의 88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한 것도 물밑작업의 하나였다.
 
하지만 벌써부터 김이 빠진 모양새다. 당장 각국 선수단 입장 행진 등이 없어질 것으로 보이는 개·폐회식만 해도 그렇다. 올림픽 최대 하이라이트로 꼽히지만, 지구촌 올림픽 팬들에게 8K TV 기술력을 뽐내길 원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당장 맥없는 시작을 맞아야 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들고 '셀카'를 찍는 국외 선수단의 장면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올림픽에 맞춰 상용화를 준비했다가 일정 연기로 인해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던 일본 5G 시장도 더 흔들릴 수 있다. 일본 이동통신사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 등은 3월과 4월 올림픽 개최 여부와 무관하게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반쪽 개최'로 인해 대회 흥행에 실패한다면 올림픽을 통한 홍보 및 경제 효과를 토대로 5G 확산을 극대화하겠다는 꿈은 물거품 될 수 있다. 이는 일본 5G 시장을 노리는 국내 모바일 업체에도 영향을 끼치는 이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올해 올림픽 개최 여부 차원을 넘어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라며 "올림픽 8K 생중계 시도 등은 업계 입장에서 새로운 모멘텀이 만들어지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대회 축소 방침으로 인해 이러한 모멘텀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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