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등 4년 주기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짝수 해에만 열리는 불변의 법칙이 내년 깨진다.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도쿄 하계 올림픽 연기라는 돌발 변수에 울었던 TV업계지만, 유례 없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대거 몰리는 내년과 내후년 특수를 누릴 기회가 그만큼 많아졌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년은 하계 올림픽이 사상 최초로 홀수 해에 열리는 첫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간 홀수 해에는 상대적으로 짝수 해보다 개최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적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라 도쿄 올림픽이 올해 7월에서 1년 연기되면서 처음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염두에 두면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인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이 사상 최초로 해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열리게 된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그간 동계 올림픽이 월드컵과 겹친 적은 있었지만, 대회 규모와 경제적 파급효과 면에서 하계 올림픽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각각 지난 1896년과 1930년 시작한 하계 올림픽과 월드컵은 제1·2차 세계대전 당시 대회 자체를 열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그간 4년 주기를 꼬박꼬박 지켜왔다. 주기가 너무 길다는 일부 평가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은 각 대회가 가지는 상징성과 주목도, 각종 기업 스폰서 분산 등의 문제를 고려해 '2년 텀'을 유지해왔다. 이 기간 기업들도 메가급 대형 이벤트인 두 대회를 나눠 준비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 연기로 많은 게 바뀌었다. 당장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와 남미축구선수권(코파 아메리카)이 내년 하계 올림픽과 같이 열리고 동계 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육상선수권대회·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내후년 월드컵과 함께 열린다. 불과 2년 사이에 열릴 만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모두 쏟아지는 셈이다.
지난 3월25일 일본 도쿄의 오다이바 해양공원 앞에 피어나는 벚꽃 뒤로 오륜 조형물이 보인다. 사진/AP·뉴시스
이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짝수 해마다 이전보다 매출이 증가하는 이른바 '짝수해 법칙'이 통용돼왔던 TV업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사실 올해 도쿄 올림픽 사이클에 맞춰 제품과 프로모션을 준비했던 TV업계는 연기가 확정된 뒤 상당 부분 실망을 드러냈다. 당장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코로나19 여파 이전인 올해초 글로벌 TV 출하량을 지난해(2억2290만대)보다 1.1% 증가한 2억2540만대로 전망했다가 지난달 2억350만대로 줄여 예측했다.
다소 김이 빠졌던 업계 상황은 올림픽과 월드컵이 예외적으로 1년 주기로 열리고 기타 스포츠 이벤트가 쏟아지면서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의 집약은 곧 소비자들의 관심을 늘리는 요소이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모두 수익 악화를 불러올 위험 인자가 아니라 기대 효과를 창출할 조건인 만큼 나쁠 게 없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스포츠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TV 등 전자제품 판매고는 들어나는 추세를 드러냈다"라고 말했다.
올해가 아닌 내년 본격적인 신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디스플레이 업체도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올해 액정표시장치(LCD) 체제를 중단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퀀텀닷(QD·양자점) 시대를 선언한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내년 올림픽에 맞춰 QD디스플레이 양산에 성공하게 되면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올림픽이 그대로 열렸다면 기대할 수 없는 효과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올림픽 연기 등으로 올해 준비했던 마케팅 프로세스에 차질이 빚어진 게 사실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피해를 본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내년부터 각종 스포츠 대회가 몰리게 되면서 이후 진정한 특수의 시기를 맞을 수도 있다"라고 바라봤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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