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보험료 추이(단위:조원). 사진/보험연구원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보수교육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원금 손실의 위험성과 유지 관리의 중요성에도 온라인과 받아쓰기 형태로 의무 교육이 이뤄질 뿐이다. 설계사들이 자격증 획득과 보수 교육만으로 변액보험을 판매해온 게 신기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생명보험협회의 '변액보험판매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변액보험 모집이 가능하다. 자격증을 획득한 설계사라도 보험사가 진행하는 4시간 이상의 판매전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매년 1회 4시간 이상의 보수교육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생보사의 변액보험 판매 전 교육과 보수교육이 형식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보험사가 변액보험 교육을 온라인 동영상으로 대체하고 있다. 양방향 소통이 전제된 온라인 수업이 아닌 영상 공유 수준이다.
오프라인도 보험사가 나눠준 종이에 설계사가 똑같이 한 번 적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실정이다. 보험대리점 보험설계사의 경우에는 자격증과 별도 서류 작성만으로 변액보험을 팔수 있는 곳도 있다. 각 보험사의 형식적인 교육을 모두 챙겨 들어야 하는 곳부터 동영상 강의 대체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변액보험은 4시간의 판매전 교육과 1시간의 보수교육으로는 내용을 습득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주식, 채권, 펀드, 코스피 등 증권 시장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만큼 1년에 4시간 남짓의 의무 교육으로는 보험설계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변액보험은 투자실적이 좋으면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증가하지만, 투자실적이 악화하면 해지환급금이 원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자형 상품이다. 투자 결과로 발생하는 손익은 전부 계약자가 부담하게 되는 만큼 설계사의 완전판매가 중요함에도 형식적 교육 방식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한 보험설계사는 "변액보험 자격증 시험은 개념 이해를 안 해도 문제풀이식으로 3일만 공부하면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이라며 "자격증이 있다 해도 변액보험의 구조적 특징과 수익률을 설명할 수 있는 보험설계사는 거의 없을 것이고, 가입설계서의 운용 예시 보고 판매하고 있는데 유지관리 때문에 판매하기 겁난다"고 말했다.
실제 변액보험은 유지 관리가 까다롭다.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변경, 보험료 추가 납입 등의 장점을 활용해야 하지만 설계사들이 이를 유지하고 관리해주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투자 시장 전망 등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교육이 필요하지만 이 같은 교육이 제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변액보험이 주력이 아닌 보험사들은 다른 보험만큼 변액보험 교육이 지속 이뤄지지도 않는다.
소비자들도 상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유지관리 중요성 때문에 변액보험 수시공시를 통해 분기마다 '자산운용보고서'를 공시하고 각 계약자에게 자산운용보고서를 메일이나 우편으로 보내고 있지만, 이를 꼼꼼이 챙겨보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고 한다.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 같은 증시 불안정 시기에는 채권형 펀드로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실제 이를 활용하는 고객은 고액 자산가들 소수"라고 말했다.
이처럼 변액보험은 판매자도, 소비자도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가입이 이뤄진다. 그런 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분쟁 소지가 다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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