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에버랜드·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등 삼성 관련 3개 재판의 항소심이 다음 주부터 시작된다. 삼성전자가 노조 와해 사건과 관련해 연이어 사과와 반성을 표명한 것이 항소심에서는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3일 법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와해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32명에 대한 항소심 첫 기일이 오는 9일로 잡혔다. 이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은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 주도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공작인 이른바 '그린화' 전략을 기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혐의에 대한 증거가 명백하다. 주도적으로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했다"면서 이 사장과 강 부사장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판단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대표 등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삼성전자 재경팀 소속 이왕익 부사장 등 7명에 대한 항소심도 오는 19일부터 시작된다. 이 부사장 등은 지난해 5월5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김태한 삼바 대표 등 삼성 고위 임원들과 함께 회의를 열고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논의한 후 이를 실무진에게 지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들이 "형사책임의 경중을 판단할 수 있는 증거들이 인멸·은닉돼 실체적 진실 발견에 지장을 초래하는 위험을 발생하게 했다"면서 최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금속노조 삼성지회 에버랜드 노조 설립 및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징역 1년4개월의 실형을 받은 강 부사장 등 12명에 대한 항소심도 형사10부(재판장 원익선)에 배당됐으나 아직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노조 와해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노조 와해 관련 선고 이후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한 만큼 삼성전자 측은 항소심에서 주로 양형을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선고 다음날 "노사 문제로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장문을 냈다. 지난달 28일에는 노조 와해 판결에서 드러난 임직원 시민단체 후원내역 무단열람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이 후원한 10개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규정하고 후원 내역을 동의 없이 열람한 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명백한 잘못이었음을 인정한다"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진부터 책임지고 앞장서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이 사실상 '무노조 경영' 포기를 선언하면서 삼성 계열사에서는 노조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자, 2월초에는 삼성화재, 2월 중순에는 삼성디스플레이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출범했다. 삼성은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권고에 따라 준법감시위원회를 설립해 계열사의 후원금을 모니터링하고 최고경영진 불법행위 감시하기로 했다.
때문에 삼성전자 임원들에 대한 감형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는 시각도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삼성이 이 같은 사회적 문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하면서 그를 막기 위한 조직도 만든 만큼 임원들에 대한 감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의 노력을 최종적으로 판결에 반영할 지는 재판부 결정에 달려있다. 이 부회장의 재판을 담당하는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준법감시위원회 실효성을 따져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를 드러냈다가 검찰과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대에 직면한 상황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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