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각각 30% 넘는 점유율로 아마존·구글 잔치였던 글로벌 스마트 스피커 시장 판도가 중국 업체의 공세로 인해 점점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 스피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애플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면서 앞으로 시장이 더 격화할 움직임을 보인다.
1일 글로벌 IT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 스피커 출하량은 총 1억2500만대로 지난 2018년보다 6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은 49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2% 성장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덩달아 AI를 접목한 스마트 스피커 분야의 입지도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스마트 스피커 상위 5위사 지난해와 지난 2018년 출하량과 점유율 추이. 사진/카날리스
이전부터 스마트 스피커를 주름 잡고 있는 미국 글로벌 기업 아마존과 구글은 지난해 나란히 1, 2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3730만대를 출하한 아마존은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앞세워 점유율 29.9%를 기록했다. 2420만대를 공급하며 점유율 31.1%였던 2018년보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다소 줄었으나 출하량을 1000만대 넘게 끌어올렸다.
스마트 스피커 '네스트'를 앞세운 구글은 지난해 2380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19.1%로 아마존 뒤를 이었다. 다만 출하량 2340만대로 30.0%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2018년보다 점유율이 10% 넘게 추락했고 출하량도 40만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구글의 성장세가 소폭에 그친 것은 지난해 나란히 3~5위를 차지한 중국 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3위 바이두는 지난해 1730만대를 출하하며 1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출하량 360만대로 4.6%의 점유율에 그쳤던 2018년보다 무려 38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무섭게 반등했다.
구글 관계자가 지난해 5월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2019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에서 스마트 스피커 '네스트 허브 맥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지난해 1680만대를 출하한 4위 알리바바는 13.5%의 점유율로 2018년(890만대·점유율 11.4%)보다 발전했다. 5위 샤오미는 출하량 1410만대로 11.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년(710만대·점유율 9.1%)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알리바바와 샤오미는 각각 지난해 89%와 9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아마존(54%)과 구글(2%)에 맞서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었다.
지난해 상위 5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삼성전자와 애플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스마트 스피커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를 양분하는 두 회사는 2018년 나란히 자사 스마트 스피커를 공개하며 가능성을 타진했다.
2년 전 스마트 스피커 '갤럭시 홈'을 공개만 하고 출시는 하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스마트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 갤럭시 홈 미니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삼성전자는 이달 출시된 스마트폰 갤럭시S20 시리즈 사전 구매 고객에게 '갤럭시 홈 미니'를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지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AI팀 상무가 지난해 11월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에서 삼성전자 주최로 진행된 '빅스비 개발자 데이 2109'에 참석해 스마트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애플은 스마트 스피커 '홈팟'을 출시했으나 타 업체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349달러·약 42만4000원) 탓에 성과는 부진했다. 지난해 2월 가격을 299달러(약 36만3000원)로 내리며 시장 재도전에 나섰으나 50달러(약 6만원) 수준인 아마존·구글 제품에 비해 여전히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부진을 이어간 애플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올해 새로운 저가 모델을 놓을 방침이다.
제이슨 로우 카날리스 수석 연구원은 "스마트 스피커 업체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보다 흥미로운 요소를 더 빨리 제공하고 제품 주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며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 제조 절차가 스마트폰 및 PC보다는 덜 복잡하기 때문에 생산·공급 제약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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