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진짜 8K' 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양사 간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LG전자가 ICDM의 기준치를 두고 삼성전자의 8K가 진짜가 아니라는 논점을 촉발시킨 만큼, ICDM의 이 같은 입장에 삼성전자가 다소 유리해진 분위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가 '8K 기술설명회'에서 경쟁사와의 제품을 비교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30일 업계에 따르면 ICDM은 "우리는 기업들이 ICDM 자료를 활용해 어떤 데이터를 내놓든 관련 이슈에 대해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DMS(ICDM이 정한 디스플레이표준평가기준) 1.1.3 조항에 따르면 우리는 디스플레이 화질 측정과 관련해 의무 값을 정하고 있지 않다"며 "그것은 국제표준기구(ISO) 등 다른 기관들의 업무"라며 한 발 물러섰다.
ICDM은 디스플레이 업계 최고 전문기구로 꼽히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의 한 분과로, 전 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디스플레이 성능 측정 규격을 정한 뒤 업계에 제시한다. 다만 이를 통해 측정한 결과치를 놓고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를 시발점으로 삼성 QLED 8K TV에 대해 “ICDM의 해상도 기준인 '화질선명도(CM)값 50%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하므로 진정한 8K 아니다"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한 근거로 디스플레이 업계에서의 ICDM의 권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ICDM에서 양측의 논점을 판가름해 줄 것을 기대했지만, 직접적인 개입을 회피하면서 삼성전자 측에 유리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앞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의 주최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LG전자 측의 논거를 뒷받침하는 결론을 내린 바 있어, 당분간 '진짜 8K'를 둘러싼 이들의 신경전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CTA는 최근 8K 로고 프로그램을 결정하면서 화질선명도 값이 50%를 넘어야 된다는 기준을 포함시켰다. 향후 발표될 다른 디스플레이 해상도 측정 기구들의 결론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8K 시장이 태동 단계인 만큼 초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업체들의 경쟁이 과열될 수 밖에 없다"며 "8K에 대한 새로운 규격이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신경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8K TV 시장 규모는 올해 21만5000대에서 내년 142만8000대로 7배가량 성장한 뒤 2022년에는 500만대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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