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G전자가 책임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건조기 145만대를 무상 수리키로 한 데 이어 임원들은 자사주 매입 행렬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가전 명가'의 명성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평가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3억7000만원 상당의 자사주 6180주를 사들였다. 지난달 2일 김상열 TV상품기획담당 전무를 시작으로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홍순국 소재·생산기술원장(사장),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 이감규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 등 8월 한달 동안에만 총 13명의 임원들이 자사주 쇼핑에 나섰다.
지난 한달간 LG전자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1만3173주로 약 11억8000만원에 해당된다. 임원별로는 700주에서 2000주대까지 제각각 이지만 권 사장을 제외한 임원들은 평균 1인당 6000만원가량인 1000주 안팎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기업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과 책임 경영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권 사장의 경우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TV와 모바일 사업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있는 만큼 더 큰 의지와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보다 15.4% 감소한 65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영업이익 1조552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7.3% 감소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17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졌고, TV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실적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LG전자의 책임 경영 행보는 최근 'LG 건조기 사태'에서도 나타났다. LG전자의 주력 제품인 LG 트롬건조기의 자동세척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지난 7월부터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한 바 있다. 콘덴서 먼지 축적과 응축수 잔수로 인한 악취 등이 소비자들이 지적한 주된 문제점이다.
이에 LG전자는 지난달 29일 한국소비자원의 시정 권고를 받아들여 145만대 전량에 대한 전격적인 구조 개선안을 내놓고 이달부터 시행에 옮기기로 발표했다. 2일부터는 기존의 모델을 단종하고 개선된 모델만 생산한다. 조사 과정에 시간은 다소 소요됐지만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이번 결정에 '고객 중심' 가치가 녹아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만큼 건조기 145만대에 대한 전량 수리는 결코 쉬운 결단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당장의 수익보다는 가전 명가로서의 명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결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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