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정부가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강화에 대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년 1조원 수준의 집중 투자를 집행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 또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3일 재계에 따르면 각 기업에서는 '보복성 일본의 규제강화'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연일 유관 사업부 임원들의 회의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일본 정부가 명확한 규제 수준에 대해서는 결론내리지 않은 만큼 현지 직원들을 통해 사태 파악에 나서면서 각종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5대그룹 관계자는 "아예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수출 과정에서의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방향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정부에서도 재계와의 접촉을 늘리면서 상황 파악과 대책 수립에 나선 모양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일본 측 기사를 보자마자 5대 그룹 등에 직접 연락했다"며 "국익을 위해서 정부와 재계가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인 2일에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등 삼성전자 최고위층과 대책 논의를 위한 긴급 회동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 부회장 외에도 윤부근 부회장과 시스템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파트 담당 사장 2명 등도 함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후 5대 그룹 경영진들과 각각 별도의 회동을 가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본의 이번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평가다. 디스플레이 기업 관계자는 "기업 내부에서도 각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결국은 업계를 비롯해 정부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술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한국 제조사들이 글로벌 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급 업체인 만큼 전 세계 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무디스는 "한국 기업들은 수출규제 대상 소재의 주 소비자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메모리칩과 디스플레이 패널의 핵심 공급자"라며 "이들이 생산에 지장을 받으면 글로벌 공급 체인과 일본 업체를 포함한 기술·전자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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