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반도체주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 완화로 한숨 돌리자마자 일본 정부의 한국 수출 규제라는 악재를 만났다. 수출 규제 여파는 지켜봐야 할 사안이지만 시장에서는 화웨이 제재 완화에 따른 이익에 더 관심이 큰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일본산 반도체소재 공급 제한으로 국내 반도체소재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서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는 전일 대비 500원(0.72%) 오른 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400원(0.85%) 밀린 4만6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도체주를 둘러싼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나오면서 SK하이닉스는 상승, 삼성전자는 하락하는 등 반도체 대장주 1,2위 종목들이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완화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기업에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후 미국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 하드웨어에 한해 판매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약화되면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이라며 "특히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됐던 SK하이닉스의 수혜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면 화웨이 제재로 예상되는 반사이익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12%를 차지한다. 따라서 제재 완화로 화웨이가 스마트폰 수출에 숨이 트이면 SK하이닉스의 모바일 D램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득과 실이 모두 있다는 평가다. 제재 완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으나 네트워크 장비 등 미국 안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핵심 제품은 여전히 거래가 금지될 전망이기 때문. 도 연구원은 "화웨이의 주요국 5G 네트워크 장비 수출이 여전히 제외되면 삼성전자에 기대됐던 네트워크 사업부 매출 증가 효과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화웨이의 스마트폰 수출이 늘어나면 삼성전자에 기대됐던 반사이익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화웨이 제재 효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1000만~2000만대까지 늘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본 정부의 반도체소재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IT소재 국산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돼 국내 소재 제조사들이 빛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오는 4일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등 3가지 품목의 한국 수출을 포괄 수출허가에서 개별 수출허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3개 품목은 디스플레이 패널 부품과 반도체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소재로, 일본 기업이 시장점유율 70~90%를 차지하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발표는)전면적 수출 금지가 아니라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것으로, 국내 반도체 대형주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일본도 반도체 선단공정용 소재를 한국에 수출하지 않으면 대만 외에 수요처 확보가 어려워 반도체소재 수출 규제 강화를 협상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도 연구원은 "아직까지 국내 업체의 제품은 순도가 낮아 일본 업체와 합작하는 경우가 많아 완전한 대체는 힘들다"며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일본 기업의 위협을 현실로 느끼고 국내 업체의 체력을 높여줄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국내 업체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반도체주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완화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라는 호재, 악재를 맞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화웨이 제재 완화에 따른 수혜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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