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불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비메모리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10여년간 130조원대의 집중 투자 계획도 밝힌 만큼 성과도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3분기 D램 평균거래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최대 15%, 4분기에는 최대 10%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당초 올 하반기에는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던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하반기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새로운 동력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비메모리 분야의 설계 업체들과의 연이은 협력이 주목된다. 이달 초 미국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AMD와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미국 반도체기업 사이파이브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사이파이브는 사물인터넷 기기와 웨어러블 기기용 프로세서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 회사의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대비 3분의1가량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의 설계자산을 확보함과 동시에, 향후 칩 생산 수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주 성적도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만 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 등에 따르면 글로벌 1위GPU 업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암페어(Ampere)’가 삼성전자의 7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양산될 예정이다.앞서 삼성전자는 퀄컴의 차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칩 '스냅드래곤 865(가칭)' 수주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TSMC 대비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고객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차세대 기술로 분류되는 자외선노광(EUV) 공정 기술을 7nm에 접목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한 만큼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로부터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속에서 경쟁사인 대만 제조사 TSMC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과 포드·테슬라 등 자동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체 칩 생산 의지를 가진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미중 무역 분쟁에서 자유로운 반면, TSMC의 경우 일부 미주 고객들이 꺼려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경쟁사가 주춤하는 틈을 타 고객사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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