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문재인정부 초기에 과감한 재정정책을 펴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재정정책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블룸버그 등 세계 경제를 내다보는 이들의 권고사항이기도 한 만큼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지난 8일 취임 한 달을 맞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건물 1층에서 연 차담회에서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10일 출범 2년을 맞는 문재인정부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박 장관은 "그간 정부 정책의 방향은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과감한 재정투자가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존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안전망을 강화하고, 신산업 분야에는 과감한 재정 투자가 이뤄지는 '투 트랙' 전략을 펼쳤어야 했는데, 양쪽에 대한 투자가 뒷받침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균형점에 대한 논의와 토론이 사회적으로 활발히 일어나고 균형점을 찾아내는 게 유능한 정부"라며 "균형점을 잘못 잡으면 영국의 붉은 깃발법처럼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붉은 깃발법은 1865년 영국에서 제정된 법으로 시대착오적인 규제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붉은 깃발을 꽂은 마차보다 자동차를 느리게 달리도록 해 과도한 규제가 기술발전을 뒤처지게 한 법안으로 문재인대통령이 지난해 규제혁신을 강조하며 사례로 언급한 바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1층 커피숍에서 기자들과 티타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취임 한 달을 맞은 소회와 관련해 "중기부 1기는 언 땅에 씨를 뿌리는 시기였고, 이제 2기를 맞아 동토에 뿌려진 씨앗에 싹을 틔우게 할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정부 들어 제2 벤처붐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지난해 10월까지 유니콘 기업이 3개였는데 불과 6개월 사이에 5개 늘어 8개가 됐다"면서 "100억원 이상 벤처투자 사례가 2016년도 20개사였던 데 비해 지난해 54개사로 늘었다. 제2 벤처부 조짐이 확실히 있다"고 역설했다.
중기부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려는 문재인정부 정책에 발맞춰 4차 산업혁명 벤처형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박 장관은 "행정안전부에 벤처형 조직을 신청했다"며 "중기부 조직 개편안은 이달 20일쯤 나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저임금 등의 현안에 대해선 기존의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박 장관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국회의원 시절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부터 최저임금을 지방자치단체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 낫지 않냐는 질의를 했었다"면서 업종·사업 규모별로 구분 적용을 주장하는 중소·소상공인업계와 시각차를 드러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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