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공 노동자도 4대보험·퇴직금 받아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수제화산업 현장간담회' 개최
외환위기 이후 제화공 개인사업자로 전락…"대형 유통업체 과도한 수수료가 근본 원인"
2019-04-11 15:15:26 2019-04-11 15:15:26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제화공 노동자들도 다른 업종 노동자들처럼 4대보험과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수제화 희망플랫폼에서 열린 '수제화산업 상생을 위한 현장간담회'에 참석한 한 제화공 노동자는 "17살때부터 33년째 일하고 있지만 제화공의 현실은 달라진 게 없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51세인 저는 업계 막내격이고 선배님들 연세는 60세 전후"라며 "앞으로 10년 후면 제화공은 퇴출될 위기다. 남은 10년이라도 노동자로 대우받고, 나아가 젊은 청년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업계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화공이 노동자 지위를 잃기 시작한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다. 외환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경제성장과 소비 활성화의 영향으로 공무원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는 기술직이었다. 하지만 1997년 이후 중국산 수입신발 증가에 일본에 파견됐던 제화노동자 입국이 더해지며 제화공들은 개인사업자로 전환해야 했다. 지난해 4월 제화공들이 공임비 인상을 주장한 결과 20년 간 6000원이었던 신발 한 켤레 공임비가 7000원으로 올랐지만 1시간에 1켤레를 조금 넘게 만드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올해 최저임금 835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최인호 책임위원, 이준희 중소벤처기업부 국장, 고병희 공정거래위원회 국장,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 등이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수제화 희망플랫폼에서 열린 '수제화산업 상생을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제화공의 처우가 열악해진 근본 원인은 백화점과 홈쇼핑 등 대형 유통업체의 과도한 수수료 때문이라는 게 제화공노조와 하청업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백화점과 홈쇼핑은 20만원 후반대에 팔리는 수제화 가격에서 각각 35%, 41%를 수수료로 부과한다. 나머지에서 브랜드업체인 원청이 40%, 하청업체가 17%를 가져가면 제화공에게 돌아오는 금액은 2%로 7000원 수준이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하청업체나 브랜드회사인 원청이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4단계에 걸친 무언의 압박이기도 하다"며 "지난해 제화공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일정부분 성과를 얻었지만 한편으로는 영세 하청공장들이 이를 버티지 못해 부도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청에서 해외 소싱을 늘리고 있어 대안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붕괴 위기에 몰린 수제화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는 물론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청와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간담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최인호 책임위원은 "수제화브랜드 유통수수료는 가전, 디지털기기(백화점 15%, 홈쇼핑 31%)와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 결국 원·하청업체와 제화공 모두 숨통을 트일 방법은 대형유통업체 수수료 개선"이라며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을의 위치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정부, 청와대 등과 협력해 대화 테이블을 여는 길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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