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D램)새로운 먹거리 '파운드리' 지각변동은 진행중
TSMC와 격차 좁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GF 인수로 입지 높이나
2019-04-08 07:00:00 2019-04-08 07: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반도체 업체들은 둔화된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로 '파운드리'를 지목하고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본격적인 도입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초미세공정에 실패한 기존의 선두 업체가 사업 포기 수순을 밟는가 하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온 삼성전자가 비메모리에서도 왕좌 수성의 의지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는 이미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7.4%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올해 1분기에는 19.1%까지 뛰어오를 전망이다. 1위 업체는 48.1%를 차지한 대만의 TSMC로, 양사의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48.7%포인트에서 올 1분기 29%포인트까지 줄어들 예정이다. 3위는 글로벌파운드리(8.4%)가 차지했고, UMC(7.2%), SMIC(4.5%)가 그 뒤를 이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팹리스(Fabless) 업체의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사업으로,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시장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되는 시장으로도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의 초호황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비메모리 비중을 높이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해 왔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는 의지를 공고히 하면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연초부터 국내·외 반도체 사업장을 두루 방문해 경쟁력 강화를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퀄컴, IBM 등 유수의 IT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외연을 확장해가고 있다. 
 
연내 삼성전자가 6조원을 투자해 짓고있는 차세대 노광장비 극자외선(EUV) 7나노 공정의 생산라인 가동이 예고되면서 시장의 판도는 또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7나노 EUV 공정 기술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군데가 보유하고 있지만, 기술력은 1위인 TSMC보다 삼성전자가 오히려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7나노 EUV 공정 고객 수를 40% 이상 추가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TSMC의 위기 상황도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격차를 빠른 시간에 줄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올초 TSMC는 규격에 맞지 않는 화학물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12나노와 16나노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수만개의 웨이퍼를 폐기처분했고, 5억5000만달러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TSMC를 잇는 2위 업체로 삼성전자를 앞서 있던 글로벌파운드리(GF)는 TSMC, 삼성전자 등과의 기술 우위 경쟁에서 밀리면서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GF는 14나노 공정의 자체 개발하는 데 실패하면서 삼성전자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았고, 7나노 이하의 공정개발에 대해서도 무기한 중단 계획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에 쓰이는 웨이퍼 공장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GF의 인수 업체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GF를 소유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의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가 지난 2월 방한 시 이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GF 보다 기술력이 우위에 있어 인수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아직까지 파운드리 성과가 걸음마 수준이라는 관점에서 GF 인수를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GF를 인수할 경우 GF가 보유한 FinFET, FD-SOI 등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파운드리 강자로 부상할 기회를 엿볼 수 있다. 또 GF가 반도체 칩 제조업체 AMD의 반도체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만큼, AMD라는 쟁쟁한 글로벌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하락과 맞물려 지난해를 기점으로 파운드리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미세공정 관련 기술력이 차세대 시장의 우위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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