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기가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60%를 넘어섰던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도 40%대까지 낮추면서 독립적인 성장 기반 마련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패널레벨패키징(PLP) 사업을 삼성전자로 이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PLP사업의 정상화가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고, 이익 창출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PLP사업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성장 사업에 추가 투자를 단행할 여력이 생기고,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도 시스템LSI사업부 주도로 여러개의 칩을 기판 안에 집약하는 시스템인패키징(SiP) 전략을 추진할 수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PLP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사업으로, 삼성전기는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육성해왔다. 2016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협력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PLP사업팀를 신설한 후 천안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후 갤럭시워치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양산에 성공했지만 이후 별다른 고객사 확보를 하지 못하는 등 성과는 부진한 상황이다. PLP사업을 담당하는 기판사업부의 영업손실 규모는 2016년 1349억원, 2017년 698억원, 지난해 1979억원 수준이다.
한편 삼성전기는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역량을 모으고 외형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고사양 카메라 모듈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장용 MLCC의 비중을 두자릿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율주행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는 약 2만개에 달해, 스마트폰 한 대에 사용되는 양의 10~20배에 해당된다. 자율주행차 생산에 필수적인 부품이지만 생산업체가 많지 않아 공급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가격도 일반 IT용 MLCC와 비교해 3배 이상 비싸다. 삼성전기는 연내 완공 예정인 중국 톈진의 전장용 MLCC 생산라인을 통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카메라 모듈에서는 스마트폰 업체들 사이에서 트리플 카메라의 채용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주도적으로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가 순항하고 있어 2분기부터는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이밖에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화권 고객사들도 다량 확보하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는 더욱 커질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기의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및 삼성전자의 해외 종속회사에 대한 매출 비율은 44.4%를 차지했다. 2015년 61.8%, 2016년 56.8%, 2017년 47.8%을 기록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MLCC의 경우 자동차, IT, 모바일 등 채용할 수 있는 분야가 다양한 범용부품이다보니 거래선 다변화와 수익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중화권 시장의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도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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