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주가, 2020년 한진칼 주총이 더 중요"
단기적 디스카운트 해소 역부족
2019-03-27 16:04:23 2019-03-27 16:04:23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7일 열린 대한항공(003490)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을 상실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가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3월에 열릴 한진칼(180640) 정기주주총회가 한진그룹 주가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된 소식이 알려진 오전한때 전일보다 5.56%오른 3만4200원까지 치솟았지만 점차 상승폭이 줄어들어 전일보다 800원(2.47%) 오른 3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진칼과 한진(002320) 역시 비슷한 시간대에 각각 9.38%, 7.14%까지 치솟았지만 결국 0.39%, 1.92% 오르는 데 그쳤다.
 
이번 대한항공 주총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조양호 회장 일가 리스크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 우려는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것으로 그동안 한진그룹의 발목을 잡았던 디스카운트 요인과 본질적인 리스크가 한번에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조양호 회장은 연임에 실패했지만 그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이사가 남아있어, 그간 한진그룹과 날을 세웠던 행동주의펀드 KCGI 등이 주장한 전문경영인이나 지배구조개선 등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원태 사내이사가 남아있어 당장 대한항공 그룹에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내년까지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3월 열리는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 한진그룹 주가가 달려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한진칼 사내이사로 등재된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임기가 2020년 3월까지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내년 주총까지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견제가 지속된다면 한진그룹 주가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연초에 대한항공이 내놓은 '비전2023'이 가시성이 낮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번 주총을 계기로 오너일가가 우호세력을 얻기 위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펼치면 주가도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지분 싸움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점쳐진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주주가치 훼손 또는 지분 경쟁 가능성이 생겨 한진칼 주가의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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