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벨기에 국왕에게 양국간의 공통점인 '붉은악마'를 강조하며 한 단계 발전된 관계 구축을 제안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신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벨기에 비즈니스 포럼’ 인사말에서 "두 국가는 각각 동북아시아와 유럽의 지정학적 요충지 역할을 하고 있고, 대외 교류를 통해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4차 산업혁명 경쟁력 관련 글로벌 지표에서도 비슷한 순위에 자리매김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은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과 필리프 벨기에 국왕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전경련
이날 포럼은 필리프 벨기에 국왕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마련됐다. 전경련은 지난 2월 허 회장의 4연임 이후 경제단체로서의 위상 회복을 위한 보폭을 넓혀오고 있다. 허 회장은 미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추진한 민간 경제 외교 활동등을 높이 평가 받아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필리프 국왕 환영 만찬에도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초대받았다.
허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한국과 벨기에의 축구에는 붉은 악마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벨기에의 붉은 악마는 피파랭킹 1위의 팀을 만들었고, 한국은 붉은 악마의 성원을 받아 피파랭킹이 5단계 수직상승했다"며 양국간의 공통점을 부각시켰다. 허 회장은 한국과 벨기에 축구대표팀의 홈 유니폼이 붉은색으로 동일하다는 점을 들며 자칫 경직될 수 있는 행사장 분위기를 매끄럽게 만들고자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포럼에서 양국 경제인들의 주된 관심사는 '4차 산업혁명'에 집중됐다. 양국간의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이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관점에서다. 2016년 스위스 UBS 발표한 4차산업혁명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 25위·벨기에 19위를 차지했고, 2017년 스위의 IMD 순위에서는 한국 19위·벨기에 22위를 차지했다.
벨기에는 바이오, 화학 등 기술집약적 산업이 발달한 국가로서, 첨단기술 관련 상호 협력의 잠재력이 충분한 국가다. 포럼에 참석한 벨기에 경제사절단의 30%가 바이오, 로봇과 같은 신산업 관련 기업인이었다. 양국 경제인은 수소전기차, 5G, 첨단화학, 3D 등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의 혁신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KT가 각각 수소전기차 개발 현황과 5G·헬스케어 기술을 소개했다. 롯데 엑셀러레이터는 신산업 개발을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하는 '개방형 혁신' 추진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벨기에 측에서는 첨단화학 기업 솔베이가 배터리와 스마트 장비에 활용되는 소재 기술을, 3D업체 머티리얼라이즈는 헬스케어와 자동차 등에 적용되는 3D 프린팅 기술을 발표했다.
'한-벨기에 비즈니스 포럼' 행사에 앞서 주요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필리프 벨기에 국왕, 베르나르 질리오 벨기에경제인연합회 회장, 피터 드 크램 벨기에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전경련
베르나르 질리오 벨기에경제인연합회(FEB) 회장은 "벨기에는 오래전부터 혁신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으며, 오늘 포럼은 한국과 벨기에 간 국경을 초월하는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효과적으로 혁신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양국간의 경제협력이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한 단계 발전하길 바란다"며 "상호보완적인 경제구조와 한-EU FTA라는 우수한 플랫폼이 있어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경제 협력도 첨단 신산업 분야로 넓혀야 한다"며 "한국의 5G·수소차 등 혁신성장 프로젝트와 벨기에의 강점인 첨단소재가 결합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필리프 국왕은 이날 포럼에도 참석했지만 별도의 인사말은 하지 않았다. 행사장에 약 30분간 머무른 뒤 허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떠났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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