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전망 부족…기업 지불능력 고려시 저임금근로자 생계 위협"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대국민 토론회…"인상속도 늦춰 노년층 일자리 확보해야" 의견도
2019-01-24 16:43:15 2019-01-24 16:43:15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 지불능력을 포함시킨 것과 관련해, 노동자의 최저생활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임금소득 외에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상황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다.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대국민 토론회에서 청년 대표로 참석한 정초원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최저임금을 감당 못하는 기업이 도산하거나 구조조정할 경우 정부가 실업급여와 사회보험을 통한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 역할이 미흡하다보니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판단을 거쳐 결정된 최저임금은 결국 노동자의 생계 불안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는 최저임금의 목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수준의 최저임금이 근로자 생계비를 고려해 적절한 수준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며 "최저임금이 최소한의 근로를 보장하는 수준이라면 추가 인상이 기업에 부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의 지불능력까지 고려한다면 근로자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의 지불능력은 맥락에 맞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역시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을 포함한 데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권 교수는 "최저임금법은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아주 영세한 자영업자부터 대기업까지 적용된다. 이들의 지불능력을 표준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치적 논란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기준을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희 여성노동법률센터 사무국장 역시 "기업의 지불능력은 객관적인 근거 없이 마치 객관적인 양 최저임금을 낮추는 효과가 큰 만큼 이를 법률에 명시하면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기업의 지불능력 포함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최저임금 결정에 관해 정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언급됐다. 권 교수는 "기존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의 대리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원화 안이 나왔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며 "정부가 정책 방향에 맞게 구간설정위원회의 공익위원을 추천하고 이에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정위원회에는 정족수를 정해 재심의 결정권한을 주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열악한 복지로 빈곤율이 높은 노년층을 고려하면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춰 일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정애 대한은퇴자협회 회장은 "대한민국 노년층은 평균 50대 초반에 직장에서 밀려난다. 사회보장제도는 물론 노후 준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평균 은퇴연령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1.4세보다 훨씬 높은 71세"라며 "은퇴하고도 연금 등 다른 소득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일자리 없는 노인은 빈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점이 최저임금 결정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고,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과 경제성장률 등 경제상황, 임금수준과 사회보장급여 현황 등을 포함하는 내용을 개편 초안을 발표했다. 이후 두 차례의 전문가 토론을 거쳐 이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최종 의견수렴을 거쳤다.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대국민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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