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홍경택 KEB하나은행 팀장 "'컬처뱅크'로 은행에 놀러가는 시대 만들 것"
영업점 운영전략에 '공유경제' 적용…커뮤니티형 복합점포로 차별화
내년부터 '자치형 모델' 선보여…영업 종료 이후에도 지점 일부 공간 개방
2018-12-21 08:00:00 2018-12-21 08: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접어들면서 공유경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공유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하버드대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용어로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을 제3자와 공유해 활용도를 높이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디지털 금융기술 발달로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해 금융업무를 처리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반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이 줄어들자 은행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업점을 매년 10% 가까이 줄이고 있다.
 
이처럼 은행 오프라인 채널 전략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KEB하나은행은 영업점 운영 전략에 공유경제 개념을 더한 '컬처뱅크'를 선보였다. 컬처뱅크는 영업점에 비금융 콘텐츠를 융합시켜 은행 영업 시간이 끝난 뒤에도 고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점포다. 타은행이 커피, 베이커리 브랜드 등과 협업한 것과 달리 KEB하나은행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미면서 은행권 안팎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20일 실무를 이끌고 있는 홍경택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태스크포스팀장을 만나 컬처뱅크 도입 목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경택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태스크포스팀장이 2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컬처뱅크 도입 계기과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문지훈 기자
 
"은행이라는 공간을 어떤 목적이 있어서 방문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잠깐 쉬었다 갈 수 있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KEB하나은행에서 컬처뱅크 태스크포스팀장을 맡고 있는 홍경택 팀장은 20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컬처뱅크 추진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컬처뱅크는 은행 영업점에서 금융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KEB하나은행의 특화점포다. 작년 12월 컬처뱅크 1호점인 방배서래지점을 시작으로 지난 5월 2호점인 광화문역지점을 오픈했으며 7월과 10월에는 각각 잠실레이크팰리스지점과 강남역지점에 3·4호점을 선보였다.
 
방배서래지점의 경우 비금융 콘텐츠 중 '공예'를, 광화문역지점은 북바이북과의 협업으로 '서점'을 콘텐츠로 꾸며졌다. 잠실레이크팰리스지점과 강남역지점은 각각 '자연감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컬처뱅크는 최근 디지털금융 기술 발달로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온라인 채널 거래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반면 은행 영업점 내방고객 감소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홍 팀장은 여기에 최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의 화두 중 하나인 '공유경제' 개념을 더했다.
 
그는 "은행 영업점의 경우 오후 4시에는 모두 문을 닫고 주말에는 대부분이 쉬는데 이 공간을 활용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사회적 낭비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디지털 전환 시대의 화두 중 하나가 공유경제라는 점을 감안해 은행 영업점을 개방하고 지역주민들과 공유하는 방안을 고민한 끝에 컬처뱅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컬처뱅크의 특징은 경쟁 은행들이 커피숍 등과 함께 숍인숍 형태로 꾸미는 것과 달리 지역 특색을 감안한 콘텐츠 중심의 공간으로 조성하고 협업 역시 대기업이나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닌 중소·중견기업과 함께한다는 점이다.
 
홍 팀장은 "컬처뱅크가 오픈을 준비할 때 해당 지역과 가장 잘 어울릴만한 콘텐츠를 찾는 게 무엇보다 힘들었다"며 "상권분석, 유동인구 등을 분석하고 지역주민들의 니즈를 조사해 여러 가지 조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KEB하나은행과 컬처뱅크를 꾸릴 외부업체를 지점 한 곳당 4~5개 후보군으로 정리하고 이들 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컬처뱅크 협업을 제안했다.
 
그는 "은행 영업점은 금융업무를 위해 방문하는 목적성이 비교적 뚜렷한 공간이라는 특색 등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거절했다"라며 "이종업종 간 협업에 대해 흥미로워하는 파트너들을 만나 현재 컬처뱅크를 오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홍 팀장이 가장 고민한 부분은 경쟁 은행들의 특화점포와의 차별화였다. 이미 경쟁 은행들은 카페, 베이커리 브랜드 등 이종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대다수 특화점포의 경우 은행 창구와 이종업종의 매장이 함께 마련돼 있지만 공간과 목적이 비교적 명확히 구분된다"라며 "협력 업체와 가장 많이 의논한 것이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은행 창구 대기고객과 업체 고객이 구분되지 않고 고객들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다"고 말했다.
 
이에 홍 팀장은 '공간'과 '커뮤니티'에 주목했다. 특화점포 내에서도 공간이 은행 창구와 협력업체의 점포로 나눠지지 않는 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홍 팀장은 "컬처뱅크 실내 공간을 꾸밀 때 초록색이나 빨간색 등 KEB하나은행을 상징하는 요소를 모두 버리고 철저하게 입점 업체의 특색에 맞췄다"며 "이런 점 때문에 고객뿐만 아니라 리테일 업계에서도 신선하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컬처뱅크는 경쟁 은행들의 특화점포와 달리 지역 주민들이 직업 사용할 수 있는 참여형 공간으로 마련됐다. 공예를 콘셉트로 한 1호점에서는 방문 고객들이 국내 유명 공예 작가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있으며 서점 콘셉트인 2호점에서는 저자와의 소규모 만남, 3호점과 4호점에서는 홈가드닝·커피 테이스팅·플라워 클래스 등에 참여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내년 상반기 중 천안에도 컬처뱅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천안에 들어설 컬처뱅크의 경우 1~4호점과 달리 의료재단 및 천안시와의 협업으로 조성된다. 홍 팀장은 KEB하나은행 천안역지점에 외국인근로자 내방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외국인 고객의 쉼터를 콘셉트로 잡았다.
 
홍 팀장은 "천안에 들어설 컬처뱅크는 봉사단체, 지자체와 협업해서 주민들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꾸밀 예정"이라며 "의료재단과의 협업으로 주말에는 무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평일에는 천안시의 다문화교육센터와 협업해 외국인 이주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올해까지 기획했던 컬처뱅크 1기 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2기 사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컬처뱅크 1기 사업의 경우 이종업종과의 협업을 통해 복합점포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2기 사업은 KEB하나은행이 자체적으로 은행 영업점의 공간을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홍 팀장은 컬처뱅크 2기 사업에 대해 "은행 영업점 내 고객 대기공간은 모두 의자와 모니터 등으로 구성돼 오피스처럼 딱딱한 공간"이라며 "이같은 공간을 지역 특색에 맞춰 꾸미려 한다 
"고 말했다.
 
지금까지 오픈한 컬처뱅크의 경우 모두 외부 협력업체와의 공간으로 조성됐으나 2기 사업은 순수하게 지역 주민들을 위해 공유하는 방식인 셈이다.
 
그는 "예를 들어 아파트단지 내에 위치한 지점의 경우 영업 종료 시간인 오후 4시가 되면 창구 부분만 셔터가 내려가고 고객들이 대기하는 자리는 지역 주민들이 모임 장소로 쓸 수 있도록 오픈하거나 아이들이 학원에 가기 전 남는 시간에 숙제를 하는 공간 등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팀장은 내년 컬처뱅크 추가 개점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정한 목표치가 없다고 밝혔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경영진에서도 컬처뱅크와 관련해 양으로 승부하지 말고 질적으로 승부하라고 강조하고 있어 명확하게 잡아놓은 목표치가 없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컬처뱅크를 통해 은행 영업점이 더 이상 금융업무만을 위해 방문하는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홍 팀장은 "은행은 목적성을 가진 공간으로 여겨지는데 컬처뱅크를 통해 '은행에 놀러갔다 올게'라고 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더이상 어려운 공간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원재 KEB하나은행 강남역지점장, 이창우 29㎝ 대표가 지난 10월 KEB하나은행 컬처뱅크 4호점 개점식에서 개점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는 모습. 사진/KEB하나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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