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가 유통3법(가맹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전속고발권 폐지와 맞물려 논의될 전망이다. 전속고발권 폐지로 중소기업에 대한 고소·고발 남발을 우려해온 중기업계는 관련 논의 확산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2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에는 경성담합에 대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없애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성담합은 가격이나 입찰 등 사회적 피해가 명확한 중대 담합을 의미한다. 30일 해당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공정위 소관법률인 유통3법의 전속고발권 폐지와 같이 논의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민병두, 최운열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성담합 외에 유통3법의 전속고발권이 폐지 수순을 밟는 만큼 불공정행위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통3법이 공정거래법 23조가 규정하는 불공정행위를 구체화한 법 조항이라는 이유에서다. 유통3법의 전속고발권 폐지는 법 위반에 대한 비판 여론과 함께 경제분석이 필요하지 않다는 측면이 고려됐다. 유통3법과 마찬가지로 소위 갑을관계로 불리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중소 사업자가 불이익을 입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심도 있는 경제적 분석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이같은 문제의식은 공정위가 유통3법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먼저 거론하면서 불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속고발권 폐지 논의 초기만 해도 공정위는 검찰에 유통3법을 넘기는 수준에서 정리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성담합을 내주게 되면서 유통3법 전속고발권마저 지켜낼 명분이 흐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성담합은 대기업 관련 굵직한 사건인 경우가 많아 검찰에서 요구했던 반면 불공정행위는 상대적으로 작은 사안이라고 보고 오히려 귀찮아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공정위 입장에서는 불공정행위를 내주게 되면 다른 행위의 전속고발권을 유지할 명분이 사라질 거란 우려가 크다. 논리에 근거해 논의가 시작됐다기보다 파워게임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앞서 지난해 공정거래법 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유통3법으로 한정해 전속고발권 폐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전속고발권 폐지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자 중기업계는 고소고발 남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현재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로 가닥이 잡혔지만 선별 폐지를 포함해 다양한 안이 논의돼왔다"며 "공정거래법 내 전속고발권 폐지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 대기업에 비해 법적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기업계 특성을 감안할 때 일감몰아주기나 사익편취 등의 사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전속고발권 전면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현재 정부안에서 한 걸음 나아갈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동우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는 "전속고발권은 사실상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 제도라는 판단이 끝났다"며 "고발권 폐지가 대선 공약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전면 폐지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 관련 정부정책 방향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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