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애플이 3분기에 호실적을 거뒀지만 주가는 폭락했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4분기를 시작으로 실적이 꺾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투자자들에 실망을 안겼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도 우울하다. 삼성전자가 3분기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IM부문 실적은 전년보다 크게 떨어졌다.
애플은 올해 3분기(7~9월) 141억달러(15조97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늘어난 629억달러(71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615억달러를 약 2% 상회한 수치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25.6%였다. 아이폰 평균판매가격(ASP)은 793달러(89만8000원)로 시장 전망(750.7달러)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8% 올랐다.
그럼에도 애플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급락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 1조달러도 무너졌다. 애플이 4분기 스마트폰 시장을 부정적으로 예측하며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애플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있는 4분기에 890억~930억달러(99조5900억~104조1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는데, 이는 월가의 4분기 매출 전망인 930억달러(104조1100억원)에 겨우 맞춘 정도다. 애플은 3분기에도 아이폰 판매량 4690만대로 발표하면서 시장 기대치였던 4750만대를 밑돌았다.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XS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애플만 스마트폰 사업 실적 둔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더욱 어려운 시장 환경에 처해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IM부문은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32.5%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8.9%로 애플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 등 프리미엄 제품의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한데다, 중저가 제품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정체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대비 판매량은 증가하나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역시 삼성전자처럼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3분기 LG전자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1463억원이다. 14분기 연속 적자다. 적자폭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프리미엄폰이 부진한 상황에서 MC사업본부의 2020년 흑자전환 목표가 달성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 것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하락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이번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6000만 대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SA는 “스마트폰 기능과 디자인이 정점에 이르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신흥시장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중국 시장에서는 화웨이·샤오미 등 토종 기업들이 점유율을 나눠가지고 인도와 아프리카 등에서도 샤오미와 트랜션 등이 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중국 시장에서 1.1%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인도 시장에서는 샤오미에 선두를 내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가격을 높이면 판매량이 축소되고 가격을 낮추면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혁신적인 원가절감을 이루거나 5G폰·폴더블폰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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