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470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통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강조한 건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만큼 정부 주도의 처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경제적 불평등의 해법으로 ‘포용국가론’을 제시하고, 일자리·혁신성장·사회안전망 예산으로 이를 뒷받침 하겠다는 복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년도 예산은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예산”
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예산,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예산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포용국가를 뒷받침하는 ▲일자리 ▲혁신성장 ▲가계소득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예산을 늘렸고, 이를 위한 재정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일자리 예산(23조5000억원)과 연구개발 예산(20조4000억원) 등을 배정한 내년도 예산안(470조5000억원)을 국회에 제출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보다 9.7% 늘렸다. 2009년도 예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예산안”이라며 “세수를 안정적이면서 현실적으로 예측하고, 늘어나는 세수에 맞춰 지출규모를 늘려야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국가채무비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재정건전성을 위해 국가채무비율을 높이지 않으면서 재정이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예산으로 편성했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만연한 경제 양극화가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불공정과 불평등의 후유증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수출 6000억 달러를 돌파한 성과를 언급하며 “우리 경제가 이룩한 외형적인 성과와 규모에도 불구하고 다수 서민의 삶은 여전히 힘겹기만 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부의 손길이 부족했던 분야에 눈길을 돌려야한다고 피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일하는 저소득가구에 지원하는 근로장려금(EITC)은 소득주도 성장에 기여하고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정책”이라며 가계소득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예산안의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을 후퇴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6개월은 함께 잘 살기위해 우리 경제와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했던 시간이었다”며 “함께 잘 살자는 노력과 정책기조는 계속돼야 한다. 거시경제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정책기조 전환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보완적인 노력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평화야말로 우리경제 새 성장동력”
문 대통령은 이날 “평화야 말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포용국가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이끄는 또하나의 축은 평화의 한반도”라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포용국가를 향한 국민의 희망이 국회에서부터 피어오르길 바라 마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약속과 관련해선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기회”라며 국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북한과 함께 노력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국회가 꼭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남과 북, 미국이 확고한 신뢰 속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한반도 관계국 간 중재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취임 후 지금까지 이어진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 등의 성과도 열거했다. 문 대통령은 “튼튼한 안보,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만들어가겠다”며 ▲내년도 국방예산 올해 대비 8.2% 증액 ▲한국형 3축 체계 등 핵심전력에 대한 투자 확대 ▲국방 연구개발 예산 증액을 통한 자주국방 능력 강화 등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 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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