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증시와 미국 주식시장의 등락이 사흘에 한 번은 엇갈리면서 가뜩이나 갈피를 잡기 힘든 투자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6거래일(미국 증시 휴장일 제외, 미국 지표 코스피 거래일 -1일 기준) 중 6거래일의 등락이 엇갈렸다.
통상 국내 증시는 미국과 동행하는 경향이 강해 투자자들은 당일 새벽에 마감한 미국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고 그날 한국 증시의 방향을 미리 예상한다. 그런데 이런 예측이 사흘에 한 번꼴로 빗나간 셈이다.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최소한의 가늠자인 미국 증시와도 다른 흐름이 자주 나타나면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와 다우지수의 편차가 가장 컸던 것은 지난 12일이다. 다우지수는 2.13%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그날 열린 주식시장은 강세를 보였고 코스피는 1.51% 올랐다. 미국 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3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우려다. 당시 바클레이즈는 인터넷기업들이 2분기에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냈고 3분기에도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등은 미국의 대중국 수입제품 관세 발효로 내년 미국 기업 영업이익이 15%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론이 인공지능(AI)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부 반도체 업체는 강세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는 직전 거래일 4% 넘게 떨어진 것을 포함해 8일 연속 하락한 영향 등으로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름세를 탔다. 당시 코스피는 2161.85(11일 종가)를 기록 중이었는데 대부분 증권사가 2100을 저점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란 뉴스와 마이크론의 투자 의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 5%가량 상승했다.
한국과 미국의 증시는 지난 26일에도 크게 엇갈렸다.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IT기업이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코스피는 미국 장 마감 후 아마존과 알파벳(구글)이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실적과 4분기 전망치를 내놓은 영향으로 하락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증시는 방향성이 같고 대체로 동조하는데 개장시간이 달라 변수의 영향이 차별적으로 반영되거나 각국 내부요인이 더 두드러질 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지난 30일이 그런 경우"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기관의 대규모 자금 유입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위대한 협상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 인터뷰는 미국 증시가 마감된 뒤에 나오면서 다우지수 등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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