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돌' 선제경영 빛보는 한화, 미래 지배구조 안정화는 과제
창립기념일, 올해도 조용히
목표는 과감하게…2023년 매출 100조 제시
2018-10-07 14:41:45 2018-10-07 14:41:45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화약제조사에서 석유화학, 방산, 금융, 그린에너지를 아우르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한화그룹이 오는 9일 창립 66주년을 맞는다. 1952년 창업주 김종회 전 회장이 설립한 한국화약주식회사(현 (주)한화)를 모태로 한 한화그룹은 지난 60여년간 성장기와 제2창업기, 도약기를 거쳐 제조건설·금융·서비스레저 부문 등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취임 37년을 맞은 김승연 한화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4차 산업혁명은 더 강력한 변혁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올해도 전사적인 혁신으로 일류 한화의 미래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질개선에 나서자"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한화는 향후 5년간 화학과 방산 등 기존 주력 분야와 신산업인 태양광 등에 22조원에 달하는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차분히 창립 기념일 맞는 한화
한화그룹은 오는 10일 서울 장교동 한화사옥에서 66회 창립기념 행사를 개최한다. 총수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여느 그룹사와 다르게 계열사별로 순차적으로 기념식을 열고, 각사 대표들이 김 회장의 창립기념사를 대독할 예정이다. 또 10월 한달 간 17개 계열사, 약 1200명의 임직원이 릴레이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예년과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보낼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창립 60주년이던 지난 2012년부터 조촐한 기념식을 열어왔다. 그해 김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부터 성대한 사내 행사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수감생활에서 벗어났지만, 아직 창립기념일을 자축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김 회장의 공식적인 경영복귀가 2021년 2월18일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행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14조는 배임 혐의로 처벌받은 경우 집행유예가 종료된 날로부터 2년 동안 해당 회사의 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조용하게 움직이고, 결단은 과감하게
2023년 그룹 매출 100조원. 한화그룹이 향후 5년 간 22조원 투자 계획을 내놓으며 함께 제시한 목표다.  통 큰 투자로 그룹 규모를 지금보다 절반 이상 키우겠다는 김 회장의 승부수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올해 계열사의 전체 연간 매출이 69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매출액 60조원대에 진입한 뒤 3년 만에 15% 증가한 규모다. 앞서 한화그룹은 2014년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과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등 삼성그룹의 방위산업과 화학 계열사 네 곳을 한꺼번에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인수 당시 44조41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지난해 64조3400억원으로 45% 불어났고, 재계 순위는 15위에서 8위로 껑충 뛰었다. 삼성과의 빅딜, 태양광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제조·건설부문의 매출액이 금융부문과 어깨를 나란히 겨룰 만큼 성장한 결과다.
 
김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또다시 대규모 투자 카드를 꺼내들며 제3의 도약을 예고했다. 특히 이번 중장기 투자계획에서는 미래 핵심 먹거리로 꼽히는 태양광 사업에 8조원을 집행키로 했다. 향후 대북 경제협력 사업까지도 고려해 전체 사업부문 중 태양광에 가장 많은 투자금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주력사업인 석유화학과 방산 부문에 각각 5조원과 4조원, 신규 리조트와 복합리조트 등 서비스 부문에 4조원을 투자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3세 경영권 승계 준비 '시동'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월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주문한 후 한화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한화그룹은 현재 완전한 형태의 지주사 체제가 아니다.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주)한화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에이치솔루션 역시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며 그룹 내 또하나의 지주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의 지분 39%,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의 지분 50%를 각각 쥐고 있다. 한화케미칼(35.89%)과 한화생명(18.15%), 한화건설(95.24%),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68%), 한화호탤앤드리조트(50.62%)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주)한화와 합치면 완벽한 지주사의 꼴을 갖출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계와 시장에서는 양측의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김 회장의 세 아들이 (주)한화의 지분이 작은 점은 고민거리다. 김 회장이 (주)한화의 지분 22.65%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의 지분율은 각각 4.44%, 1.67%, 1.67%에 그치고 있다.
 
재계에서는 (주)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을 합병하거나 에이치솔수션을 상장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주식 교환이나 에이치솔수션 상장 후 확보한 자금으로 (주)한화 지분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원할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게 필수다. 지난 8월 김 회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금춘수 부회장이 (주)한화의 지주부문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무리한 경영 승계로 후유증을 겪은 점을 감안해 한화가 현 정부 하에서 속도전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속도 조절'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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