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해외에서 유학중인 자녀에게 매번 송금을 해야하는 직장인 김부장씨(49·가명)는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액 송금업체를 이용중이다. 은행권에 비해 송금 수수료가 두배 정도 저렴해서다. 하지만 소액 송금업의 송금한도가 연 2만달러에 불과해 학비와 생활비를 보내고 나면, 그 외 비용은 은행권을 통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이에 정부는 외환 규제 완화를 통해 이러한 번거러움을 해소하기로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했다.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27일 소액 송금업의 송금 한도를 연간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상향하는 등 외환 규제를 대폭 완화한 배경에는 전세계적으로 금융정책 패러다임이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변화하는 점이 고려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규제혁신 방안은 수요자 중심이라는 원칙하에 마련됐다"면서 "외환 분야 칸막이 해소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활성화 여건을 조성하고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해소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는 외환제도 및 감독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규제 완화 등을 추진했음에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송금과 환전 등에서의 혁신은 제한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기관 간 금융-비금융사간 경쟁 기반이 미흡한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핵심은 비은행 금융기관 업무 범위를 확대한 내용이다. 편의를 증진함과 동시에 경쟁을 부추겨 수수료 인하 등의 효과를 노린다는 계산이다. 은행 뿐 아니라 증권, 카드사를 통해 해외 송금이 가능해지고, 지역 농·수협과 소액 송금업체의 송금 한도도 상향된다. 증권사와 카드사의 소액 해외 송금 한도는 건당 3000달러, 연간 3만달러 이내다. 지역 농·수협은 현행 연 3만달러에서 5만달러로, 소액 송금업체는 연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확대된다.
또 전자지급수단을 통한 해외결제도 허용된다.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을 통해 해외 지급·결제가 가능한 금융회사가 전자지급수단을 활용해 해외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가령 A은행이 해외 제휴 매장에서 직불 전자지급수단인 QR코드 방식을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직불·선불 등 전자지급수단을 통해 환전이 가능해지고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이 결합된 현상을 의미하는 ‘O2O(Online to Offline)’환전과 무인환전을 접목한 새로운 환전 서비스도 허용된다. 현재는 O2O환전시 대면 인적사항 확인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1000달러 한도 내에서는 신분증 스캔을 통한 인적사항 확인도 인정된다. O2O환전시 무인환전기기를 통한 환전신청 접수도 허용된다.
아울러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외화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진다. 외화 자금 활용을 다양화하고 혁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일정 조건 하에서 규제를 일부 면제·유예해 테스트를 허용하는 규제 샌드박스 방식으로 온라인 환전 중개와 항공사 마일리지 매매 중개 등 혁심적 서비스에 대한 시범 사업도 허용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을 통해 소비자 편의 제고 효과와 거래질서 유지 가능성 등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비금융회사의 업무 허용범위를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런 규제 해소로 정부는 핀테크 활성화는 물론 소비자에게 다양하고 혁신적인 외환 서비스가 확대되고 수수료 부담 완화, 서비스 품질 제고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관련 분야 일자리도 창출될 전망이다. 정부는 시행령·고시 개정, 유권해석 등을 통한 제도 개선은 연내 완료하고 금융기관의 송금과 외화 발행어음, 해외결제 등은 준비 기간을 고려해 내년 1분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개선 방안을 통해 해외송금 수수료 절감과 위규 예방, 기업활동 지원 등 외환 소비자의 편익이 제고되고 경쟁을 통한 혁신적 외환서비스 창출로 관련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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