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안전마일리지 추진…LCC 진입장벽 또 높이나
운수권 배분 평가 시 마일리지 활용…"기존 대형항공사에 유리" 불만도
2018-09-10 15:50:39 2018-09-10 16:17:59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국토교통부가 국적항공사를 대상으로 '안전마일리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항공사에 유리한 평가항목 위주로 구성돼 있어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의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5일 항공분야 '안전투자 공시 및 안전마일리지 도입'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입법을 추진 중인 안전투자 공시제도와 안전마일리지 제도에 대한 국토부의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또 국적항공사 9곳을 대상으로 법안 도입 취지와 향후 운영 방안 등을 설명했다.
 
안전마일리지는 국적항공사의 자율적인 안전관리 노력과 사고결과 등을 평가해 마일리지 점수를 부여하는 제도다. 마일리지는 안전감독, 안전관리체계, 안전문화, 국가정책협조 등 주요 항목으로 구분해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제방빙장에서 인천공항 지상조업 담당자들이 항공기 제방빙 절차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항공업계는 안전 분야에 업계 간 자율경쟁을 촉발시키려는 법안 취지에는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전마일리지 제도가 신규 LCC의 노선 확장을 사실상 차단하는 규제의 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현재 운수권(노선운항권) 배분 평가 시 '국제항공운수권 및 영공통과 이용권 배분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안전성 및 보안성에 총 35점을 배점한다. 이 가운데 30점을 최근 3년간 획득한 안전마일리지로 대체할 방침이다. 남은 5점은 최근 10년간 적립한 마일리지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규 LCC 관계자는 "안전마일리지를 운수권 배분에 이용하면 신생 항공사는 당장 배정받을 점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3년간 누적해도 기존 항공사보다 안전투자 금액이 작아 불리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전문화 교육, 안전문화 자체 측정과 관리 등의 항목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교육훈련센터가 이미 갖춰져 있는 대형항공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공청회에서도 이런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신생항공사의 경우 마일리지에서 '0'점을 받아 운수권 배분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별도의 기본점수를 배분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점수 범위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공청회 참석자는 전했다.
 
국토부는 1~2년간 마일리지 제도를 시범운영을 하며 개선점을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적항공사 9개사와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며 "업계가 새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한 만큼 세부적으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공청회에서 대한항공 전현직 임원에게 과잉 의전을 펼쳐 입방아에 올랐다. 9개 항공사 참석자 중 대한항공 장영재 상무와 3명의 임원, 대한항공 계열 LCC 진에어의 정비본부장, 대한항공 기술팀장 출신인 원대연 티웨이항공 실장의 좌석에만 명패를 달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토부 관계자가 청중에게 이들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대한항공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그간 항공업계에서 대한항공 출신이 국토부의 주요 정책을 좌우한다는 '칼피아(대한항공 영문약자인 칼과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던 만큼 처신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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