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SC제일은행이 허술한 내부통제와 금리산정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았다. 이는 지난 6월 KEB하나·씨티·경남은행 등 시중은행이 가산금리 체계를 이용해 부당금리를 수취한 사태가 드러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금융당국은 SC제일은행의 연체 가산금리 산정절차 개선을 요구하며 주택담보대출 취급 통제 절차를 강화하고 기업 신용평가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사진/백아란기자
10일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제재내용 공개안’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최근 당국으로부터 내부통제와 시스템 관리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며 총 8건의 경영유의와 23건의 개선사항 처분을 받았다. 경영유의 및 개선사항은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SC제일은행에서는 금융거래와 업무 시스템을 운용함에 있어 일부 미비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발견됐다.
가장 눈에 띈 사안은 여신과 금리 산정 부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취급할 때 심사역 전결대출과 관련한 통제절차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대출승인 전결권자는 심사역 전결 대출과 선임심사역 이상의 전결 대출로 구분된다. 심사역 전결대출은 신속한 대출 취급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기 때문에 사기 대출에 연루되거나 부당대출이 이뤄지기 쉽다. 심사역 전결 대출의 경우 전결권자의 주관적 판단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어서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주담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심사역 전결 대출의 경우에도 선임심사역 이상의 전결대출과 같은 내부통제를 반영하는 등 합리적인 통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체 가산금리 산정 절차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영실태 평가 당시 SC제일은행은 연체 가산금리의 산정·운용 절차와 관련해 비용 분석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통제와 관련된 내부기준이 미흡한 데 따른 결과다. 현행법상 은행은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내규에 반영하고 있어, 고의로 대출금리를 조작하더라도 금융당국이 직접 제재할 근거가 없다. 하지만 지난 6월 일부 은행에서 대출이자 30억원을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부과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에서는 금리 산정체계의 합리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은행권과 함께 대출금리가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산정되도록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정도 추진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은 관련 내규에 연체 가산금리 산정기준에 관한 사항 등을 명시하고 연체 가산금리를 심사하는 내부 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등 연체 가산금리의 산정 절차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신용평가 기준도 불합리한 것으로 지목됐다.
SC제일은행은 신용평가모형에 의해 차주의 신용등급을 결정하고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승인권자의 승인을 받아 신용등급 조정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신용등급의 조정 사유는 내규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평가자가 신용등급을 주관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감원 측은 “부실 등 일정 징후를 보이는 문제여신에 대해서는 일정등급 이하를 부여해야 하나, 문제여신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평가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운영될 소지가 있다”며 “정상여신이 문제여신으로 분류되거나 문제여신이 정상여신으로 재분류 되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내부절차와 내부통제가 미흡한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특히 보증서담보대출의 경우 담보 해지를 수기로 전산등록하고 해지누락 건에 대해 사후에 확인함에 따라 담보 해지가 지연되는 사례가 있었다. 아울러 하자 없이 매입했다고 처리한 수출환어음 중 사후관리가 미흡한 사례와 상대방 은행의 하자통보 건도 나왔다.
이밖에 리스크 위원회와 영업점 성과평가지표(KPI), 국제결제시스템망(SWIFT) 시스템 보안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거론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스크관리 협의체 운영의 독립성을 키우고 영업점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가 강화될 수 있도록 관련 업무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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