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하이얼, 하이센스, TCL, 메이디 등 중국 대형 가전업체들은 IFA 2018을 자신들의 스마트홈 기술력을 자랑하는 무대로 삼았다. 이들은 거실과 주방, 욕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구현하며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제조업의 위상을 과시했다. 하지만 여전히 혁신은 부족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제품 디자인을 모방하는 경향도 계속됐다. 한국 기업들과 견줘 뒤지지 않을 기술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면서도, 정작 독창성은 발휘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패밀리허브. 사진/삼성전자
중국 업체들의 전시 부스에서 공통적으로 포착된 것은 상냉장·하냉동의 4도어 냉장고다. 오른쪽 상단에 LCD 화면을 장착해 냉장고 안의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적합한 레시피도 추천해 준다. 메모 기능도 넣어 가족 간의 전달 사항도 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6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선보인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쌍둥이다. 과거 중국 업체들이 LG전자의 스타일러,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등과 흡사한 제품을 선보였던 행태가 올해에도 반복됐다는 평가다.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냉장고를 스마트홈의 허브로 삼는 기류는 보편적일 수 있지만, 냉장고 내부에 카메라와 센서를 달고 외부에서 이를 통제하는 방식은 모방이라는 꼬리표를 떼내기 어렵다.
하이얼(왼쪽)과 메이디의 냉장고 신제품. 사진/김진양기자
물론 디테일에서는 차이가 있다. TCL은 푸드 매니지먼트 기능을 넣었지만 내부 카메라는 없다. 냉장고 안의 식재료들을 직접 수동으로 입력해야 한다. 해당 모델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판매 중이며, 해외시장은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반응을 탐색한다는 계획이다. 상황에 따라 내부에 카메라를 탑재한 업그레이드 모델도 준비코자 한다. 2~3년 전부터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냉장고를 판매했다는 메이디는 화면 크기를 키운 신제품으로 IFA를 찾았다.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화면 조명이 꺼져 일반 냉장고와 같은 외관을 보인다. 올해 시제품을 첫 공개한 하이센스는 내부 카메라를 문쪽에 달며 차별점을 뒀다. 하이얼은 패밀리허브 모방으로는 부족했는지 LG 시그니처의 '노크 온 디스플레이'도 차용했다. 냉장고 표면을 두드려 내부 조명을 켜는 것 대신 인체 감지 센서를 달아 이용자가 냉장고 가까이에 오면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는 방식을 택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한국과 비슷한 외관의 제품에 대해 "스마트홈 기술을 구현하다보니 생긴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메이디 부스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스마트 가전에 대한 기술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한 평가를 묻자 "디자인이나 설계 등의 측면에서 혁신성이 뛰어나다"며 "배울 점이 많다"고 높이 샀다. 대신 "중국 기업들 역시 각자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분야가 있다"며 "(한국 기업과 함께)아시아 대표 기업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베를린=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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