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몰아주기 철퇴…다급해진 현대차
총수일가 지분율 20%로 제한…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핵심 '글로비스' 주목
2018-08-21 17:40:17 2018-08-21 17:40:17
[뉴스토마토 김진양·김재홍 기자]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으로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총수일가의 사익을 편취해오던 재벌들의 행태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후폭풍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일감몰아주기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의 통로로 활용된 게 현실. 다만, 예상은 됐다는 점에서 재계도 나름 준비를 해오던 중이었다.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상장사·비상장사 모두 20%로 일원화됨에 따라 일단 지배구조나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는 선에서 해당 기업들은 서둘러 대응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 등 국내외 의결자문사의 반대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원점으로 되돌린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특히 주목을 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일감몰아주기 기준 강화로 규제 대상에 신규 편입되는 기업은 441개다. 우선 상장사의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을 30%에서 20%로 강화함에 따라 24개 회사가 새롭게 신규 규제 대상에 들게 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3.29%,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6.71% 등 총수일가가 29.99%를 쥐고 있는 현대글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 역시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27.99%, 정의선 부회장이 2%의 지분을 보유해 규제 대상에 추가된다. 이밖에 삼성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82%를 갖고 있는 삼성생명이 새롭게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SK디앤디(총수일가 지분 24%), GS건설(25.48%), ㈜한화(26.89%), ㈜신세계(28.06%), 신세계인터내셔날(22.23%), 이마트(28.05) 등도 신규 규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개정안은 이들 기업이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들도 규제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종전에는 규제 범위 밖에 있던 기업들이 대거 사정권에 들어왔다. 삼성의 경우, 삼성생명이 신규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삼성생명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삼성생명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 삼성생명서비스손해사정, 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삼성카드, 생보부동산신탁 등이 추가된다. 현대차그룹은 서림환경기술, 현대첨단소재 등이, SK그룹은 SK바이오텍, SK실트론, SK E&S, SK인포섹 등이 포함된다. LG그룹 역시 이 규정에 따라 LG CNS, 서브원, LG스포츠, LG경영개발원 등이 새롭게 규제를 받게 된다.
  
해당 기업들은 규제 강화가 달갑지 않지만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지난 2015년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시행한 지 3년 만에 또 다시 고삐를 옥죄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규제에 대응하느라 중장기 투자 전략조차 세우기 어렵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현대글로비스가 규제 대상에 추가되는 현대차그룹의 부담은 특히 크다. 이날 당정은 편법적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되는 순환출자 등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기로 공감대를 모았다. 현대차그룹의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다. 현재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은 29.99%로 종전 규제 기준인 30%를 넘지 않도록 인위적으로 맞춰놨다. 새 기준에 따라 지분 처리가 불가피하지만 경영권 방어 등을 위해 정몽구재단에 출연한다면 '꼼수'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경영권 승계도 염두에 두고 새 틀을 짜야 한다. 최근에는 주주들의 반대에 직면했던 현대모비스 인적분할 및 현대글로비스 합병안 대신 정 부회장이 소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으로 기아차가 소유한 현대모비스 지분(16.88%)을 확보하는 방안이 새 대안으로 부상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정몽구 회장만 지분 6.96%를 보유 중으로, 정 부회장의 지분은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현대모비스의 총수일가 지분이 또 다시 20%를 넘게 돼 3% 안팎의 지분은 처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개정안 내용이 유지된다면 이노션과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양·김재홍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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