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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에서 답을 찾자)②12년전 추천받은 7개 종목 수익률 살펴보니…평균 '240%'
코스피 상승률의 3배…"긴 안목으로 기업 가치에 따라 투자해야"
2018-06-01 08:00:00 2018-06-01 08:22:38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10여년전 추천받아 매수한 우량 종목들을 그대로 묻어둘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수익은 얼마나 거둘 수 있을까? 아니면 이미 증시에서 퇴출되지는 않았을까?
 
개인투자자들이 흔히들 떠올려 보는 궁금증이다. 개인들에게는 쉽지 않아 보이는 투자전략이지만 수익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장기 적금을 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12년전 추천받은 7개 종목 평균 수익률 237%
지난 2006년 7월 삼성증권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고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공자가 논어에서 언급한 '온고이지신'은 옛 것을 연구해 새로운 것을 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서는 과거 15년간 수익률이 1000%를 넘었던 21개 종목을 분석하고 향후 15년간 장기 투자를 해볼 만한 종목 7개를 제시했다.
 
아직 15년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12년 만에 미리 꺼내보니, 수익률은 2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투자 지표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같은 기간 88%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와 비교해서도 2.7배 추가 수익을 거둔 셈이다. 유망주 장기투자의 효과가 입증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보고서 발표 당시 기준으로 과거 15년간 10배 넘게 올랐던 SK텔레콤(017670)(7543%), 삼성화재(000810)(6240%), 롯데칠성(005300)(5017%), 롯데제과(280360)(4780%), 남양유업(003920)(4147%), 삼성전자(005930)(3680%) 등 21개 종목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즉 ▲매출성장률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큰 폭 웃돌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및 배당금 증가율도 상장사 평균을 압도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상장기업 평균치를 2배 이상이었고 ▲부채비율도 100% 미만으로 낮았다.
 
삼성증권은 이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시장대비 빠른 외형 성장 ▲20% 안팎의 ROE 수준 ▲자기자본 이하 부채 규모 등을 갖추고 동시에 시장지배력과 주주가치 중시경영 등을 갖춘 7개 종목을 추렸다.
 
이들 7개 종목은 ▲한국타이어(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J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NHN(현 NAVER) ▲두산인프라코어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이들 종목의 수정가 기준 수익률은 지난 30일 현재 평균 237%다.
 
해당 종목들은 12년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내부 결정에 따라 분할 또는 합병, 매각이 이뤄지기도 했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2012년 지주사 설립으로 한국타이어를 인적분할하면서 한국타이어의 회사명을 존속법인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로 바꿨고, NHN은 2013년 한게임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NHN엔터테인먼트가 신설됐고, 존속회사 NHN은 NAVER로 상호가 변경됐다. 삼성테크윈은 2015년 한화테크윈에 매각됐고 올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사명을 바꿨다. 제일모직은 2015년 삼성물산과의 합병하고 존속법인인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으로 사명이 변경됐다.
 
아모레퍼시픽, 12년간 735% 올라
지난 12년간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종목은 아모레퍼시픽으로 735%가 뛰었다. 2006년 당시 3만951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30일 기준 33만원이었다. 2010년대를 넘어서면서 한류바람을 타고 K뷰티가 인기를 끌며 매년 꾸준히 몸값이 올랐다. 2015년에는 설화수가 화장품 단일 브랜드로 연매출 2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2015년 10분의 1의 액면분할로 주당 몸값도 가벼워져 거래도 더 늘고 있다.
 
이어 NAVER(282%)와 삼성물산(239%),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238%), CJ(197%) 등도 2~3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였다. 최근 NAVER는 계속된 투자와 온라인 뉴스 댓글 조작 사건에 중심에 있다는 노이즈 등으로 주가가 주춤한 상태지만,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1위로도 꼽히기도 했다. 삼성물산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J는 모두 해당 그룹의 지주사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국타이어그룹, CJ는 CJ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다.
 
반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종목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 상승에 불과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오히려 38% 하락한 상태다. 다만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0년간의 부진을 딛고 실적 개선과 함께 유동성이 빠른 속도로 호전되면서 주가가 재평가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12년 전 대박 종목을 짚어준 변종만 연구원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를 시작으로 LIG투자증권을 거쳐 현재 NH투자증권에서 몸담고 있다.
 
변종만 연구원은 "오래된 보고서라 스스로도 잊고 있었다. 결과에 대해 검증해보지 않았지만, 당시 업종 내에 1등 기업을 꼽았다. 우량주 장기투자의 성과가 좋았다는 류의 글들은 해외의 유명 저자들에게서 다 언급된 내용이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굳이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테마를 쫓고 단기적 이익에 따라가기보다 특정 조건을 갖춘 우량 기업을 오랫동안 투자했을 때 성과가 더 좋다는 것을 당시 보고서에서 말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우량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전략이 단기적인 전략보다 오히려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라 할 수 있다. 긴 안목을 갖고 현재의 재무구조나 미래의 비즈니스 전략 등 기업의 가치를 확인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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