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1분기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지나친 애플 의존도에 발목을 잡혔다. 반면 삼성전기는 갤럭시S9가 양호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고, 북미·중국 등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한 덕에 좋은 성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10일 전자업계와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기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0% 늘어난 1384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 늘어난 1조90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공급 부족이 삼성전기의 실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MLCC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기판에 탑재돼 전기를 저장했다가 회로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전기차, 5G 통신칩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17%의 고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무라타에 이어 세계 2위 MLCC 기업인 삼성전기에게는 긍정적이다.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외에 애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로 공급처를 다변화한 것도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당초 애플 아이폰X의 판매량이 저조한 탓에 기판부문의 손익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 갤럭시S9 조기 출시와 양호한 판매 성적으로 기판 및 듀얼카메라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 오포·비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도 MLCC, 기판, 듀얼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하면서 지난해 중국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2배로 늘어나는 등 중국 수혜도 뚜렷해졌다.
반면 LG이노텍은 지나친 애플 의존도에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가 예상한 LG이노텍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8981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늘지만, 영업이익은 22% 줄 것으로 전망됐다.
LG이노텍은 애플 수혜에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7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3D 센서와 카메라 부품을 독점 공급 중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36.9%에서 지난해 53.6%로 크게 뛰었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폰X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애플 카메라모듈을 생산하는 구미 생산라인 중 일부 라인은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신사업의 경쟁력 약화도 부진을 부추겼다. LG이노텍의 차량통신 부품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6년 26.0%에서 지난해 20.0%로 줄었다. LED 점유율도 2015년 4.5%, 2016년 4.2%, 지난해 4.0%로 하락세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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