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헬스케어 AI 대전환)③해외는 임상까지…한국은 가이드라인 공백
AI 날개 단 글로벌 신약개발…한국은 초기 단계
머신러닝 모델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필요
관련 논문 차이도 존재…연구 경쟁력 끌어올려야
2026-01-26 06:00:00 2026-01-26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2일 14: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전환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의료 분야는 데이터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큰 영역인 동시에 AI 도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율성 개선 효과가 가장 큰 분야로 꼽힌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 역시 AI 기술 개발과 현장 적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토마토>는 선제적으로 AI에 투자해 온 기업들의 현황을 점검하고, 상업화 과정에서 마주한 구조적 과제를 짚는다. 아울러 이러한 난제를 해소하고 산업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 해법까지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신약개발 분야에 초점을 맞춰보면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들이 AI를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 설계에 전략적으로 적용하며 개발 성공 확률과 속도를 동시에 높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직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여기엔 AI 신약개발에 사용되는 머신러닝 전반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부재와 관련 연구의 부족이 이유로 꼽힌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기 기술 도입을 위해 산업 전체가 협력할 수 있는 공동연구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사진=뉴시스)
 
AI가 신규 타깃 발굴 넘어서 임상 결과 예측까지 수행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AI기반 신약개발 산업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바이오테크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은 딥러닝을 통한 신약개발 과정에서 21일만에 분자 특성 기반으로 약물을 설계, 46일만에 소분자를 합성하고 임상 전검증하는 과정을 완료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신규 타깃 발굴뿐만 아니라 임상시험 결과 예측까지 수행하는 핵심모듈을 개발하며 '파마.AI(Pharma.AI)'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소개한 글로벌 AI 활용 선도 사례를 살펴보면 영국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GSK Big Data Information' 플랫폼으로 임상 시험 결과에서 데이터를 발굴하는 시간을 약 1년에서 30분으로 단축했으며,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메디데이터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으로 임상 기간의 30~40%를 단축, 임상 3상때 1인당 49%의 비용을 절감하기도 했다.
 
대웅제약(069620)의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 JW중외제약(001060)의 신약 연구개발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 등 국내에서도 AI 기반 플랫폼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기술 내재화와 실증 사례가 축적되고 있지만 주로 후보물질 발굴 등 비교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이에 업계에선 가이드라인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바이오협회는 AI 신약개발에 사용되는 머신러닝 모델의 개발, 검증, 운영 전반에 대한 'GMLP(Good Machine Learning Practice)'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짚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 제출 시 AI가 도출한 결과를 어떻게 신뢰하고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기업들이 개발 후기 단계로 가기에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 이에 데이터의 출처 및 품질, 모델의 설계, 성능 평가 지표, 재현성 검증 방법 등을 포함해 기업이 따라야 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제품 개발 과정에서 산업계가 AI를 적극 활용함에 따라 식품의약국(FDA)이 AI 기반 기술 발전에 맞춰 관련 의료기기와 의약품의 규제적 관리를 위한 다양한 지침서를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 경쟁력 차이도 글로벌 격차 발생 원인
 
국내에서 신약개발 분야에 대한 AI의 활용이 비교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연구 경쟁력 부족이 꼽힌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AI신약개발 분야 기술경쟁력 및 정부 R&D 투자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AI신약 연구 관련 논문 3만3956편을 분석한 결과, 국가별로 논문 기반 경쟁력에 양적·질적 차이가 존재했다.
 
우선 지난 10년간 양적으로 가장 많은 논문을 발간한 국가는 미국(9094편), 2위는 중국(7469편)이었다. 한국은 1016편으로 상위 9위 수준에 그쳤다. 최근 3년으로는 중국이 5211편으로 미국(4600편)을 1위 자리에서 끌어내렸으며, 우리나라는 637편으로 6위 수준에 머물렀다.
 
논문의 인용 횟수를 동료 연구자들이 자주 인용하는 논문과 비교한 값으로, 논문의 질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RCR(Relative Citation Ratio) 지표 값이 가장 높은 국가는 캐나다(5.92)였다. 우리나라의 RCR 지표 값은 10년 평균 2.20으로 7위 수준이었으며, 최근 3년 평균은 2.35로 5위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연구원이 10년간 핵심 키워드 출현 빈도수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관련 연구량이 미국과 중국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차치하고도 AI 기반 전임상 연구가 거의 없으며, AI 기반 임상 및 환자 데이터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구 경쟁력의 격차가 기술 도입의 활용도에 있어서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가운데, 업계에선 차기 기술 도입을 위해 산업 전체가 협력할 수 있는 공동연구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의 AI 기반 연구 자율화를 목표로 '가상 AI 신약연구센터'와 '분산형 자율주행 연구실'이란 산업계 공동활용형 첨단 자율화 연구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AI 신약개발 프로세스의 혁신 이후 자율화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고가의 자동화 장비 및 AI·로봇 기술이 필요하나, 국내 연구소 및 기업의 관련 인프라는 부족하다. 또 신약개발과 AI·로봇공학을 동시에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전문인력 부족하며, 산업계에서도 이러한 융합 인재를 채용·활용 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상 AI 신약연구센터는 산업계가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신약개발 연구 플랫폼이다. 분산형 자율주행 연구실의 경우 AI 연구 에이전트, 로봇 합성 및 평가 시스템, HTS(HighThroughput Screening) 등의 연구 장비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연계해 연구소 간 협업을 지원한다.
 
표준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은 KPBMA 브리프에 기고한 이슈진단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AI 연구 자율화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단순히 AI 기술 도입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가 협력할 수 있는 공동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가상 AI 신약연구센터와 분산형 자율주행연구실 개념이 실현된다면 국내 제약사들이 AI 신약개발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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