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3월말부터 국내 증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매도 현상이 원화 강세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418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를 기준으로 할 경우 1조1085억원을 팔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 현상이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먼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졌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채권금리가 오른 영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원화강세도 주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지난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69원에 마감했다. 이는 기업들이 실적 전망 당시 계산했던 환율 1090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또 1분기 평균 환율이 1072.32원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전망치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실적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들이 매도세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전망 개선으로 외국인의 매수가 예상됐지만 원화 강세로 인해 실적 신뢰회복 움직임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외국인 수급이 더욱 불확실해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실적을 견인하는 주요 종목이 환율에 민감한 수출주라는 것도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다.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강세로 수출주의 실적이 부진할 경우, 증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들어가는데 원화가 과도하게 강세를 보일 경우,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안 나올 수 있다”면서 “현재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업종이 내수보다 수출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익재 센터장은 “여기에 전 세계 경제지표도 꺾이고 있다. 유럽은 3달째 경제지표가 내리막길이고 미국도 지난달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도 생각보다 안나왔다”면서 “수출은 다른 국가들의 경기가 중요한데, 3달 연속 꺾이고 있다는 것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화 강세로 외국인의 매도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월스트리트의 모습. 사진/AP·뉴시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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