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 확대해야"
메모리 호황 내년에 종료…"경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를"
2018-04-08 12:00:00 2018-04-08 14:04:02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2년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세계 반도체시장 호황국면이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세계 반도체시장의 호황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최근 세계 반도체시장은 2016년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상승국면을 그리고 있다.
 
세계 반도체시장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배경으로는 스마트폰,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발전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확대가 제한된 영향이 컸다. 설비투자와 공급 간 시차로 D램 공급이 지연됐고,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 등 3개사가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약75%를 점유하며 과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공급확대를 제약했다.
 
그 결과 작년 세계 반도체시장은 4122억달러 규모로 확대됐으며, 전년대비 22%의 성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반도체 가격(D램 4기가 및 낸드플래시 128기가 평균)은 37.3% 상승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D램의 급성장이 전체 호황을 이끌었으며, 차량용·산업용·사물인터넷 통신기기 등에 쓰이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D램의 경우 글로벌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능력 향상, 주요업체들의 공급확대 등이 이어지면서 호황국면이 점진적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자동차와 로봇 등 인공지능(AI) 산업이 발전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어 호황국면이 더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 나온다.
 
정보통신(IT) 리서치업체 가트너는 지난 1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이 한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뒤 내년 매출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고, 산업연구원은 올해 D램 주도의 고성장이 지속된 후 내년부터 하락세를 예상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작년 3분기 반도체 재고가 15% 늘면서 최근 3년간 평균인 23%를 초과한 점을 지적하며 작년 D램 수요 중에는 재고확보 목적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사물인터넷 관련 센서, 통신 등 분야에서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며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통해 현재 예상되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국면 종료에 따른 여파를 줄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미국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생산설비확충 등 물적자본 투자에 크게 의존하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편중돼 있는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의 특성을 갖고 있는 반면 비메모리는 생산이 분업화된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반도체 구조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미세공정 보다는 기술력, 창의성에 기반을 둔 회로설계 능력이 요구된다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과정 중 하나인 파운드리 점유율 2위를 목표로 작년 12월부터 6조원을 투자해 관련 공장을 건설중이며, SK하이닉스도 작년 7월 파운드리 전문업체를 만드는 등 국내에서도 대응은 가시화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창기 한국은행 조사국 차장은 "우리나라의 수출과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도체시장의 호황국면이 마무리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업체들이 호황기 수익을 바탕으로 경기변동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투자 확대, 핵심설계 기술개발 등을 통해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 전망. 자료/한국은행, 가트너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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